[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삼성(SAMSUNG)’ 로고를 8년 만에 단 갤럭시S23 시리즈를 오는 20일 일본에 정식 출시합니다. 흥행 가도를 달리는 갤럭시S23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점령한 애플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갤럭시S23 시리즈 예약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오는 20일부터 정식 판매에 들어갑니다. 정식 판매에 들어가기 전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삼성닷컴 일본 홈페이지 등에 ‘갤럭시(Galaxy Mobile)’에서 삼성으로 교체했습니다.
삼성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로고를 새긴 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지난 2015년 출시된 갤럭시S6 시리즈 이후 8년 만입니다. 당시 한일 간 외교적 마찰에 따른 일본 내 혐한 정서를 우려한 것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 성향 등을 반영한 차원이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3’ 행사 시작을 알리는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브랜드 인지도 아직 만족할 수준 아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랜드명 변경 관련해 “10년 전부터 일본에 진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해왔으나 브랜드 인지도는 아직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를 개선하고자 삼성 내·외부에서 논의를 통해 갤럭시에서 삼성 갤럭시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이 로고를 다시 채택한 배경에는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로 올라오면서 애플과 겨뤄볼만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이 56.1%로 압도적이었고, 삼성이 10.5%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20년 3분기만하더라도 삼성은 8% 점유율로 일본 샤프(11%), 샤프(9%)에 밀려 4위에 머물렀는데 2년 새 2위로 올라왔습니다.
삼성이 전작 갤럭시S22 시리즈부터가 아닌 갤럭시S23에 로고를 회생시킨 것은 23시리즈의 흥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갤럭시S23 시리즈 사전예약 판매 109만대…역대 최대치 갈아치워
지난 2월17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는 출시 50여 일만에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사전예약에서는 109만대 판매로, 갤럭시S 시리즈 역대 최대치였던 101만7000대의 갤럭시S22 시리즈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의 일본 내 삼성 로고 되찾기가 갤럭시S23 시리즈 흥행 가도를 달리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또 올 상반기 삼성전자 실적에서도 모바일 사업부가 주저앉은 반도체 실적 만회에서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가 주효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부문은 연간 매출 100조원을 기록해오는 버팀목입니다. 지난 2016년과 2020년 두 차례 연 매출 100조원을 밑돌아 휘청거렸지만 이후 100조원 이상을 달성해온 곳이 MX입니다. 지난해 MX사업부 매출은 120조8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에는 갤럭시S23 울트라와 일반 모델 두 가지만 판매됩니다. 후면에 4개의 카메라가 탑재된 울트라에는 국내 최초로 2억 화소 카메라가 장착됐고 100배 줌(확대) 등의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후면에 3개의 카메라가 달린 일반 모델은 5000만 화소 등을 지원하고 전면 카메라는 울트라와 마찬가지로 1200만 화소를 지원합니다. 일반·울트라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모두 퀄ㄹ컴의 스냅드래곤 8 2세대가 탑재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 삼성 시장점유율이 크게 올라온 것이 삼성 로고를 붙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본 스마트폰 소비 시장인 샤프, 소니 대비 최신 기술을 탑재한 삼성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도 보여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 일본법인 삼성닷컷 홈페이지에 게시된 갤럭시S23 울트라.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