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국, 마음 먹으면 1년 내 핵무장"

"핵, 복잡한 정치·경제방정식…핵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할 가치 있어"
"한일 관계 변화 시작하려는 것…워싱턴 선언, 거스를 수 없는 선택"

입력 : 2023-04-29 오전 10:26:47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 이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 석좌교수와의 토론과 학생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하며 "핵이라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며 관련된 복잡한 정치·경제학과 정치·경제방정식이라는 게 있다"며 "우리가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있고, 아주 구체적이고, 전쟁 상황이라고 한다면 '라운드 하우스'처럼 적이 바로 앞에 와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실효적인,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선언을 규탄한 중국과 관계가 악화할지에 대해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 양국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 핵 위협이 대단히 구체화하고 위협적이며 또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도 함께 노출됐다. (워싱턴 선언)은 더는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한일 과거사 문제 관련해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우리 미래 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 간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들을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어떤 한순간의 조치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변화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재지정 절차 개시 등과 관련해 "몇 달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해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황에 따라 국제사회와 함께 국제규범과 국제법을 지켜지도록 노력하겠다"며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일단 말씀드린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버드 연설에서 "그제 저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동맹은 단순히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 계약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며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동맹,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과 거짓 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해서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린다. 조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며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으로 이들 편에 서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용기와 연대가 필요하다.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로 국제적 연대도 필요하다"며 "자유는 평화를 보장한다.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 수호를 위한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며 "그래서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시키고 앞으로 이런 시도를 꿈꿀 수 없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는, 바로 그 결정판을 북한에서 볼 수 있다.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세계 어디서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에 의해 이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은 민주 세력, 인권운동가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며 "이들을 늘 경계하고 속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에서 개최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해, 보스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벤처·스타트업 혁신허브(스타트업 육성기관), 임상·연구 병원, 주요 바이오 기업, 투자자, 법률가 등과 클러스터 혁신 방안에 대한 대통령과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의 첨단산업 혁신 클러스터와 한국의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긴밀히 협력하고, 이를 토대로 미국의 과학기술 역량과 한국의 제조생산기술 역량이 결합 된다면 양국 경제 모두에게 윈-윈의 이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늘 자리를 통해 양국의 첨단 클러스터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업 방안이 유익하게 논의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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