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 또는 검사결과지 없이 입국 가능한 국가들이 확대되면서 여행소비가 증가함과 동시에 여행지에서 감염병에 대비한 철저한 사전준비도 필요합니다.
특히 5월 황금연휴를 맞아 가까운 일본,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해외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어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감염되기 쉬운 질병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한 다가올 여름휴가에도 3년간 움츠려있던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 만큼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한 예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최근 질병관리청도 국외 발생 및 해외 유입 등을 고려해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감염증, 치쿤구니야열, 말라리아, 홍역, 콜레라 등 주의해야 할 6종의 감염병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해당 6종 감염병의 발생은 뎅기열 45명, 치쿤구니야열 7명, 말라리아 4명, 홍역 3명, 지카바이러스감염증 1명 등 총 60명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명 대비 무려 10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질병관리청은 여행 전 질병관리청 누리집에서 감염병 발생정보를 확인하고 여행 중 모기물림 주의 및 개인 위생수칙 준수 등을 포함한 예방수칙 준수와 여행 후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진료 시 해외여행 여부를 알릴 것을 당부했습니다.
해외여행 시 여행객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감염병에는 수인성 감염병인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과 모기매개 감염병인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 말라리아 등이 있습니다.
수인성 감염병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유·소아, 노약자, 만성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잦은 설사로 인해 탈수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국가별 기후와 생활 습관, 여행시점을 기준으로 유행하고 있는 풍토병 등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백신접종, 예방약 복용 및 상비약품 준비를 통한 예방조치를 조언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고위험군은 조심해야
장티푸스는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을 통해 배설된 장티푸스 유발 살모넬라균이 음식 혹은 물에 오염돼 전염되는 질환입니다. 감염 후 7~28일 사이에 두통과 오한, 발열, 복통, 변비, 설사 등이 나타납니다. 심한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천공, 복막염과 같은 심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질 또한 설사, 발열, 복통이 주요 증상으로 주로 소아에서 많이 발병하는데요. 이질균은 산에 강해 위산을 통과해도 죽지 않습니다. 감염 후 12시간~3일 사이에 설사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심하면 하루에 20~40번까지 할 수 있고 배변 시 항문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수인성 감염병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유·소아, 노약자, 만성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잦은 설사로 인해 탈수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충분한 수분섭취, 항생제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여행 시 물과 음식은 되도록 충분히 끓여 익힌 후에 섭취하고 과일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이 좋으며, 항상 손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기매개 감염병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모기 서식지 확대 및 개체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모기매개 감염병의 국외 발생 증가세가 눈에 띄게 치솟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 방문 후 모기매개 감염병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현재까지 총 57명으로, 전년 7명 대비 무려 714.3% 급증했는데요. 이 중 뎅기열 환자가 4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을 다녀온 경우에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모기매개 감염병 중 가장 흔한 건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뎅기열입니다. 야간에 흡혈하는 말라리아를 매개로하는 얼룩날개모기와 달리 주로 낮에 흡혈하는 특성을 가진 열대숲모기에 감염돼 발생하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입니다.
이 교수는 "국내 뎅기열 환자를 살펴보면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에서 감염됐으며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뎅기열은 현재 예방백신 및 치료제가 없으므로 뎅기열 위험국가 여행 시 모기 예방법(모기 기피제 및 모기장 사용, 밝은색 긴옷 착용 등)을 숙지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7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소아의 경우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 뎅기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증 뎅기열은 심한 복통, 지속적인 구토, 잇몸 출혈 등의 증상과 함께 호흡곤란이나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여행 중 모기가 많은 수풀이 우거진 지역은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 반드시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곤충 기피제 사용, 방충망 또는 모기장이 있고 냉방이 잘 되는 숙소 선택을 통해 모기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며 "출국 전에는 반드시 여행 지역 관련 예방접종을 챙겨야 하며, 뎅기열 위험 국가에서 모기물림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최근 방문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