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CDMO 진출기)②범용 대신 니치…제약사들, 선택과 집중

특정 제조 기술과 질환별 전문성 극대화
수주고 증가와 외형성장 견인하는 성과

입력 : 2026-04-2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가운데, 국내 전통 제약사들까지 잇따라 CDMO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도 CDMO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거론된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에 뛰어드는 배경과 전략을 짚어보고, 신시장 진출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도 함께 점검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기존 제네릭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CDMO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특정 질환, 혹은 특정 기술 등에 대해 보유한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며 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사진=에스티팜 홈페이지)
 
올리고와 항암제…특화 분야 선점한 선행 주자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 제약사가 CDMO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선택한 핵심 전략은 특정 질환이나 원료에 집중하는 전문화다. 대표적인 선례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에스티팜(237690)보령(003850)을 꼽을 수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API) CDMO 전문기업으로, 주력 제품은 RNA 기반 약물에 사용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회사는 저분자 신약 API CDMO 사업 분야를 확장해 새로운 치료제 분야인 핵산치료제 API 시장으로 진출했다.
 
회사는 오랜 기간 뉴클레오사이드 기반의 저분자 의약품 CDMO로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올리고 API의 출발물질인 아미다이트에서 최종 API까지 신약에 필요한 원료를 원스탑으로 GMP 생산이 가능한 올리고 API CDMO를 표방하고 있다. 2025년 기준 현재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가 에스티팜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6%에 달한다.
 
보령은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CDMO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회사는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 전략인 LBA(Legacy Brand Acquisition)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암제 판권을 인수해 직접 제조 경험을 쌓은 뒤 이를 글로벌 수주로 연결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사의 특화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실제 재무 지표와 수주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에스티팜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3317억원으로 전년 2738억원 대비 21.1%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7억원에서 549억원으로 98.2% 늘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상업화 올리고 프로젝트가 2025년 말 기준 5건으로 증가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고마진 사업인 올리고 API CDMO 사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개선을 촉진했다고 밝혔다.
 
보령은 2024년 12월 대만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 CDMO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2025년 10월에는 쥴릭파마와 오리지널 항암제 알림타의 동남아 7개국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 2027년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후발주자도 안과와 ADC 등 니치 마켓 정조준
 
시장 진출이 임박한 후발 주자들도 명확한 특화 분야 설정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일제약(000520)은 글로벌 CDMO 안과 의약품 개발,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00% 자회사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를 설립했으며, 2022년 11월 cGMP 및 EU-GMP수준의 글로벌 안과 CDMO 공장을 준공하고 2024년 베트남 GMP 인증을 완료한 상태다.
 
삼일제약의 베트남 글로벌 점안제 CDMO 공장은 연간 약 3억 3000만개의 점안제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측은 안과의약품 생산 노하우로 높은 품질 유지하면서,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우위로 안정성과 성장력 갖춘 사업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상반기 KGMP 인증에 더해 내년 상반기 미국 cGMP와 유럽 EU-GMP 인증을 진행할 예정으로, 글로벌 안과 전문 기업들의 생산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다른 후발주자인 경보제약(214390)종근당(185750) 그룹에 속한 API 중심 제약사로, 그룹 내에서 API 및 제조기반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회사는 미국 FDA, 유럽 EDQM 등 보건당국의 실사와 주요 수출국의 GMP 승인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약 16개국에 API를 수출하고 있다.
 
기존 합성 API 사업을 통해 축적한 화학합성, 고활성 물질 취급, 항암제 생산, 무균 주사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ADC CDMO 시장 진출을 추진 중에 있다.
 
회사는 충남 아산공장에 약 855억 원을 투입해 ADC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ADC 치료제의 핵심 구성 요소인 페이로드(약물)와 링커의 합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료부터 완제까지 아우르는 ‘ADC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ADC CDMO 시장의 경쟁력은 대규모 바이오리액터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HPAPI 제조 경험, 접합기술, 분석역량, 무균 완제 경험, 규제 대응 경험이 모두 결합된 형태로 형성된다"며 "이는 ADC CDMO가 일반 바이오 CMO보다 진입장벽이 높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경보제약은 이미 ADC 사업을 위한 연구조직, 생산설비, 단계별 사업구조를 구체화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서의 기대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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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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