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유 준비하는 해운업계, 만만찮은 비용 부담

GS칼텍스와 맞손…80% 탄소감축 원료 혼합
롯데정밀화학에 암모니아 연료도 공급받아
친환경 연료 전환·업황 침체, 수익 악화 우려

입력 : 2023-05-02 오후 5:27:5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 세계 해운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른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연료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사뿐만 아니라 국내 국적 해운사 HMM(011200)도 메탄올 연료 추진선 선박을 발주한 데 이어 최근 정유업계와 바이오선박유 개발 협력에 나섰습니다. 기존 선박유(벙커C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목적이지만, 연료 생산과정이 한층 복잡해짐에 따라 원가부담이 있을 전망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지난 2021년 HD현대미포조선에 메탄올 연료 추진선을 처음 발주한 뒤 현재까지 총 19척의 메탄올선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현대미포조선은 세계 최초로 2100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연료 소형 컨테이너선을 다음달 머스크에 인도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해운업체 CMA CGM도 메탄올 추진선 18척을 주문하는 등 친환경 연료 전환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에 질세라 올해 초 국내 해운사도 메탄올선 발주를 본격화했습니다. 국적 선사 HMM은 지난 2월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선 총 9척을 발주했습니다. 지난해 친환경 선대 경쟁력 강화 목표의 신호탄인 셈입니다. 이 선박들은 오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돼 남미와 인도노선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또 향후 일부 선박은 미주항로에 투입될 방침입니다.
 
메탄올은 기존 연료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온실가스 최대 25%까지 각각 줄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액화천연가스(LNG) 다음 주요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메탄올은 에너지 밀집도가 낮아 기존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할 때보다 2배 가량 더 큰 연료탱크 장착이 필요합니다. 업계까 메탄올 외 수소, 암모니아 연료 등 더 효과적인 친환경 연료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진행된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식’에서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오른쪽)과 이승훈 GS칼텍스 S&T본부장이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MM)
 
이에 HMM은 정유업계와 바이오선박유 개발에 나섰습니다. HMM은 지난주 GS칼텍스와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바이오선박유는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80% 이상 적은 폐원료 기반 바이오디젤과 벙커C유를 각각 3:7의 비율로 혼합해 생산한 연료입니다. 양사는 해당 연료가 기존 선박 엔진을 개조하지 않아도 IMO의 온실가스 규제를 준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진기 HMM 총괄부사장은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실증을 통해 친환경 선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승훈 GS칼텍스 S&T본부장도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사업에 박차를 가해 HMM과 해운업계 탄소배출 감축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기회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화학업계와도 손잡았습니다. HMM은 지난달 롯데정밀화학에 암모니아와 메탄올 연료를 공급받는 MOU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경쟁력 강화로 비용이 올라 해운사들이 원가부담을 겪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050년 탄소중립 달성하기 위한 해운사들의 전략은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선박운항 효율화이며 전탄소 연료 전환"이라며 "저탄소 연료로 바꾸면 생산과정이 달라져 어느정도 비용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해양환경규제도 2050년부터 갑자기 시행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부터 준비가 없다면 선박을 바다에 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탄소중립 체제 전환과 아울러 장기적인 업황 침체기도 수익성 악화 가중 요인입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곳곳에 분포한 반면, 물동량 감소 상황에서 선사들의 선박 조절 전략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해운사들의 임의적으로 수급균형을 맞춰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전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등에서 한국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상운송의 수요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박 공급은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 해상운임이 잠시 반등했다고 착각해선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HMM 컨테이너 선박 모형.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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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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