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그간의 매출 버팀목이던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비 지출이 늘어난 탓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분기 말 출시된 '아키에이지 워'가 장기 흥행작 대열에 오르며 실적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씨소프트와의 법적 공방을 정면으로 맞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이 2492억원, 영업이익이 113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73% 감소한 규모인데요. 이는 증권가의 전망치(매출 5% 증가·영업이익 35% 감소)도 크게 하회한 결과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아키에이지 워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키에이지 워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경영 성적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텐데요. 실제로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직후 양대 마켓 매출 1,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론칭 한 달이 조금 넘은 현재에도 구글플레이 톱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 이후 실적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도 장기 흥행작의 대열에 오를 것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아키에이지 워는 원작 IP의 향수를 자극하는 스토리와 타격감 있는 전투 등으로 유저들로부터 콘텐츠의 재미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향후 준비하고 있는 업데이트 계획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성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카겜의 간판이 된 오딘과의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을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에도 "두 게임은 타깃층이 다르다"고 단언했습니다. 조 CEO는 "아키에이지 워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게임 플레이 방향이 오딘과 다르다고 판단했다"며 "아키에이지 워는 상대적으로 하드코어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타깃으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의 운영 데이터들을 살펴봤을 때 무과금 유저나 소과금 유저 등 신작이 출시되면 이동하는 일부 이용자 집단을 제외하고는 눈에 띌만한 움직임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등 MMORPG 신작들이 선전하고 있는 최근의 국내 모바일 시장 트렌드 역시 개별 게임의 성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조 CEO는 내다봤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 이외에도 또 다른 MMORPG들에 실적 반등의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카카오게임즈를 2K의 반열에 올린 오딘입니다. 지난 분기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충성 유저층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주력했는데요, 그 결과 무과금·소과금 유저의 매출은 다소 줄어든 반면 일정 수준 이상 전투력을 가진 코어 유저층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분기 말에는 출시 2주년 대규모 업데이트로 매출을 끌어올릴 기회로 만들 예정입니다. 또한 일본 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죕니다.
3분기 중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아레스: 라이즈오브가디언즈'에 대한 기대도 높습니다. 전세계 1억 다운로드를 달성한 '다크어벤저' 개발팀의 신작인데요. 조 CEO는 "다양한 협동 기반의 공략 콘텐츠의 재미를 주고자 한다"며 "기존 게임보다 훨씬 폭넓은 유저 대상으로 모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