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계통신비 부담이 과하다'는 대통령 발언에 통신3사가 가장 먼저 내놓은 대책은 '3월 한달 간 데이터 30GB 제공'입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만 19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30GB를,
LG유플러스(032640)는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2배를 제공했습니다. 언뜻 대규모 고객에게 다량의 데이터를 일괄 제공하는 이벤트로 혜택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고객들은 혜택에서 제외되는 '생색내기용 프로모션'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최근 발표된 3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봐도 데이터 트래픽이 전달 대비 증가했지만, 다량이용자(헤비유저)의 트래픽도 동일하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당 평균 데이터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일반요금제 이용자들은 일정 수준 데이터 이상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이용자에게는 쓸모가 없는, 데이터를 적게 쓰는 이용자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빛 좋은 개살구 대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3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LTE와 5G의 전체 트래픽 및 가입자당 평균 트래픽이 전달 대비 증가했습니다. LTE의 전체 트래픽은 20만9039TB, 5G의 전체 트래픽은 81만1628TB를 기록했습니다. 가입자당 평균 트래픽은 LTE 이용자가 평균 7.7GB를, 5G 이용자가 28GB를 이용했습니다. 2월 가입자당 평균 트래픽 대비 LTE는 0.8GB, 5G는 3.2GB 늘어났습니다.
전체 통계만 놓고 보면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났고, 늘어난 데이터 사용량만큼은 통신3사가 제공한 30GB 무료 데이터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30GB 용량의 경우,FHD급 영화 5편, 또는 유튜브 영상 18시간, 또는 음악 청취 연속 15일이 가능한 용량입니다. 30GB 데이터 프로모션을 발표할 당시 통신3사는 LTE·5G 월 평균 이용량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며, 고객이 데이터 이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서울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로고. (사진=뉴시스)
하지만 3월 전체 트래픽과 1인당 평균 트래픽의 증가는 헤비유저 트래픽이 증가한 영향,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늘어난 것에 기인합니다. 5G 상위 1% 이용자의 트래픽은 지난해 4분기 기준 6만4572TB에서 1분기 기준 7만2541TB로, 상위 5% 이용자는 같은 기간 18만6474TB에서 20만5796TB로 트래픽이 늘어났습니다. 상위 10% 이용자는 28만4984TB에서 31만1106TB로 증가했습니다.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의 1인당 트래픽 평균도 지난해 4분기 49.2GB에서 3월말 기준 49.9GB로 늘어났습니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이용자 중심으로 트래픽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들은 대규모 무료 데이터 수혜에서 비껴간 대상입니다. 요금제 변경에 따른 위약금 등 개인별 사정으로 요금을 변경하기도 쉽지 않은 점도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일반 요금제 가입자들의 평균 트래픽이 LTE의 경우 5GB, 5G 이용자는 16GB로 집계된 것을 감안해 봤을 때 이들 역시 3월 30GB 혜택을 보기 위해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보기는 힘든 수치입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5G 중간요금제 이후 대대적으로 데이터 30GB 제공에 나서며 통신비 부담 완화에 일조하겠고 통신3사가 나섰지만,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직접적인 절감 혜택이 취지에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5G의 시작 요금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