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건설 경기 악화가 관련 중소기업에 줄줄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구, 건자재 기업은 물론 페인트 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당분간 신축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엔 이들 기업의 관련 매출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가구업체들은 나란히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한샘(009240)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57억원을 냈습니다. 매출액은 469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0.8% 감소했고, 순손실은 142억원에 달했습니다. 한샘 관계자는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등 매크로 환경이 악화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리바트(079430)도 올해 1분기 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37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신세계까사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88억원을 냈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52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건자재업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창호, 바닥재 등 주거용 건물과 관련이 높은 기업들은 일제히 실적이 고꾸라졌습니다.
동화기업(025900)은 올 1분기 매출액 22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0.9% 줄어든 수치입니다. 영업손실은 68억원, 당기 순손실은 141억원에 달합니다.
KCC글라스(344820)의 1분기 매출은 3786억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49억4800만원으로 52.5% 빠졌습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도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창호 수요가 정체된 탓도 있었습니다.
LX하우시스(108670)의 올 1분기 매출액은 8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습니다. 해외 부문의 성장으로 영업이익은 크게 뛰었지만 내수 시장은 여전히 부진을 겪고 있어 매출까지 끌어올리진 못했습니다.
한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주거용 건설 경기가 매우 악화돼 바닥재, 창호 등의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주거용 건자재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그 현상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주 물량도 별로 없기 때문에 매출이 더 빠지기 시작할 것이다. 아파트 분양이 원래의 흐름을 되찾지 않는 한 한동안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동화기업의 합판 강마루 나투스강 텍스처 멜란지 그레이. (사진=동화기업)
건축용 페인트를 만드는 업체에도 건설 경기 영향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노루페인트(090350)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6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습니다.
조광페인트(004910)는 영업손실 8억원을 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습니다.
건자재와 페인트업계들은 신축 물량 감소로 인해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한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올해 진행되는 물량은 재작년과 작년에 제작됐던 건물의 끝물이다. 지금 상황에서 신축 물량이 나올 리가 없고,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집값이 주춤하면서 대개 5년마다 진행하는 재도장 시기도 늦추는 분위기라 건축용 페인트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고민이 깊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