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질주에 소외된 분리막·전해질 관련주 '주목'

양극재 기업 100% 급등 때 분리막·전해질은 20% 하락
2차전지 소재주 갭 메우기 관심…실적 기대감도

입력 : 2023-04-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로 국내증시에서 2차전지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코퓨처엠(003670)(옛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247540), 엘앤에프(066970) 등 양극재 업체들이 유독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다만 양극재와 함께 2차전지 핵심 소재로 알려진 분리막·전해질·음극재 등 다른 소재주들은 비교적 소외됐는데요. 증권가에선 현재 주가 수준에서 양극재 업체들보단 다른 소재주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주도주들과 비교해 부진했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가 본격화할 수 있어섭니다.
 
2차전지 소재 양극화…양극재 급등 때 나머진 하락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1년간 국내 4대 양극재 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11.15%로 나타났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이 194.64%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에코프로비엠(159.35%), LG화학(051910)(56.61%) 엘앤에프(33.00%)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086520)는 593.46% 상승하며,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주가상승률 5위를 기록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는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데요.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양극재를 제외한 핵심소재 기업들은 비교적 소외됐습니다.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대주전자재료(078600)한솔케미칼(014680)이 1년간 각각 23.35%, 5.35% 상승했으나, 전해질 대표기업인 솔브레인(357780)(-2.07%)과 천보(278280)(-18.01%), 동화기업(025900)(-38.72%), 후성(093370)(-29.60%), 엔켐(348370)(-14.33%)은 평균 20.55% 하락했죠. 분리막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더블유씨피(393890)도 각각 32.80%, 4.93%(공모가 대비) 하락했습니다.  
 
분리막·전해질·동박 등 '주목'…2차전지 갭 메우기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 양극화는 IRA의 세부지침 영향이 컸습니다. IRA 지침상 양극재와 음극재는 핵심광물로 분류되면서 국내 공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반면 전해질과 분리막은 부품으로 적용됐습니다. 
 
IRA 지침상 전기차 세액공제의 절반인 3750달러(약 491만원)를 받기 위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야합니다. 올해 기준 비율은 50% 이상이며, 내년부터 매년 10%씩 높아져 2029년에는 모든 배터리 부품을 북미산으로 조달해야 하죠. 때문에 분리막과 전해질 기업의 경우 IRA의 수혜 대상에서 소외됐던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IRA 수혜에서 소외됐던 분리막과 전해질에 대한 주목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 내 증설에 따른 점유율 상승과 함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인 배터리 부품 현지 도달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분리막의 경우 2028년 이후 북미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며 “분리막의 경우 아직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우려외국단체(FEOC·Foreign Entity of Concern)로부터 소재 조달 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양금재·음극재와 함께 IRA에서 배터리 부품이 아닌 핵심광물로 분류된 동박 관련주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동박 업체 중에선 SKC(011790)의 100%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SKC는 최근 북미 최대 전기차 업체와 동박 장기계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원재료 값 하락에 전해질 기업 실적 기대감↑
 
최근 리튬, 니켈, 코발트 등 2차전지 소재 원자재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전해질 등 양극재 외 핵심 소재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2차전지 주요 원재료 가격들의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낸 것은 리튬인데요. 올해 1월17일 ㎏당 447.5위안이던 리튬 가격은 지난 14일 174.5위안까지 61.01%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코발트는 t당 4만8560달러에서 3만4500달러로 28.95%, 니켈 2만6750달러에서 2만4165달러로 9.66% 하락했습니다.
 
리튬가격의 하락은 전해액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해액, 첨가제 등 기타 소재 군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판가 전가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 1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 국면에서 수익성 악화했다”면서 “최근 리튬 가격 급락으로 전해액 기업들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양극재 기업들의 매수·보유 전략보단 트레이딩(Trading)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배터리 산업의 원가 구조 및 글로벌 정책 흐름 감안할 때 양극재의 중요성 높은 것 사실이지만, IRA 시행령 확정 및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 국면에서 전해액, 분리막, 동박 기업 역시 투자 매력 매우 높아졌다”며 “IRA 시행령에서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돼 북미 생산 공장 설립이 꼭 필요해진 전해액과 분리막의 경우, 지난 2년간 미국 증설 발표가 사실상 전무했던 만큼 연내 연쇄적인 증설 발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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