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소환까지…바람 잘 날 없는 민주당 사법리스크

돈봉투 조사 칼날, 수수자에게로…노웅래 뇌물 재판도 시작
이재명 수사 당시엔 "야당 탄압" 주장했지만, 공식 대응 자제

입력 : 2023-05-19 오후 4:27:44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김남국발 코인 파문으로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이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 소속 의원 개인의 뇌물수수 의혹 중심에 섰습니다. 갖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성만 검찰 소환·노웅래 재판 출석…엎친 데 덮친 격
 
지난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살포·지시한 혐의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해당 의혹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현역 의원은 이 의원이 처음으로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이 의원과 같은 혐의로 역시 민주당 당적을 내던진 윤관석 무소속 의원은 이르면 다음 주 소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은 이날 "검찰 수사가 미리 짜인 각본에 의한, 답이 정해진 결론이 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며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불법적으로 유출하고 의혹을 부풀려서 여론 재판으로 단죄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수천만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칫 여론 역풍 불까…숨죽인 민주당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돈봉투 수수자들은 상당 부분 실체가 드러났다"며 "현역 의원의 경우도 수수자 특정을 포함해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현역 의원 상당수를 이미 특정했다는 의미입니다. 공여 의혹을 낳고 있는 윤·이 의원 외에 수수자로 지목된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 당시 대변인단 명의로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 사뭇 다른 반응입니다. 그만큼 현재 해당 의혹을 바라보는 여론 동향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본지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3.0%가 돈봉투 파문과 코인 사태 모두 민주당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인 사태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11.2%, 돈봉투 의혹이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10.0%이었고, 두 사안 모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4%에 불과했습니다.
 
박광온(왼쪽에서 세 번째)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4선 중진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환기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 첫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노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 사업·태양광 발전 사업 편의제공 대가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노 의원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는데요. 이 과정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워 소속 의원 방탄에 앞장 섰다는 여권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노 의원은 "검찰은 전과 16범이나 되는 사람의 말만 듣고서 범법자로 몰고 있다"며 "거듭 말하지만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는 한동안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은 당분간 사법적 이슈로 인해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김남국 의원 같은 경우 코인 논란 초반 '한동훈검찰 작품'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느냐. 이러한 말은 현 상황에서 자제하는 게 좋고, 당도 그리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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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