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한국경제…역대 경제수장들 "개혁 추진 하되 국민 합의 중요"

진념 "'정책 딜리버리에 대한 깊은 고민 필요"
전윤철 "규제 혁파하되, 공정한 규칙 만들어야"
최경환 "경제 연착륙 불가피…구조 개혁 필수"
"구조 개혁 과제 고강도…거시경제 안정 관리"

입력 : 2023-05-25 오후 3:3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역대 경제 수장들이 규제 혁신을 운운하면서도 개혁 추진 과정에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민간의 시장 창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를 혁파하되,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과 관리는 정부의 역할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현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상수지 호전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품질 향상, 기술 개발 등 수출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도 거론됐습니다.
 
대내외 여건의 어려움에 따라 일본처럼 축소 균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성 조언도 나왔습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간담회에서 "노동·연금·재정 개혁 추진 시 대국민 소통을 통해 정책에 대한 합의(컨센서스)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무엇을 할지(What To Do)보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정책을 전달할지(How To Do)가 더 중요하다"며 "정책 추진 시 공개토론을 통해 최대공약수를 찾고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교환하는 등 '정책의 딜리버리'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 앞서 역대 부총리들과 사진 촬영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어 "정부와 정치권이 난상토론 등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윤철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시점의 정부는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규제 기능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민간이 창의성을 발휘해 시장 창출이 활성화되도록 규제는 혁파하되,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동호 전 내무부 장관은 "현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가 호전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가격 경쟁력, 품질 향상, 기술 개발 등 수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경제·사회가 돌아가는 기본 원칙은 자기 이익이 남에게도 이익이 돼야 한다는 '자리이타'여야 한다"며 "특히 정치·교육 부문에서 이 원칙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60년의 경제적 성과는 기적과 같지만, 앞으로 맞이할 60주년도 지금까지와 같이 긍정적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재정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출산·고령화, 공적연금 부실 선제적 대응 등을 위해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건전 재정의 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재정준칙 법제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중 전직 부총리 오찬 행사에서 인사말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 기조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 거시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재정적 측면에서 부채를 걱정하는 방향으로 하되, 소위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 풀어주면 재정의 확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3가지 개혁은 당연히 해야 하고 바뀐 여건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며 "초기에 수출 주도에서 중화학 중심으로 바꾸고 개방화 시대에는 그에 맞는 전략으로 바꿨듯 상황에 맞는 정책을 선택해 왔다. 과거 정책의 변화를 잘 지켜보고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금은 대내외 여건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연착륙을 할 수밖에 없다"며 "계속 이렇게 가면 결국은 일본처럼 축소 균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 구조 개혁 과제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등 경제 안보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기재부와 KDI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는 역대 부총리와 장관 30여명을 포함해 총 3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지난 1962년 시작해 올해 61주년을 맞았습니다. 기재부와 KDI는 지난해 11월 60주년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당시 간담회에서 올해 5월쯤 60주년 성과를 분석해 논의하는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로 했고 이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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