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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다올투자증권(030210)이 다시금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로 재무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비중이 커 지난해 한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계열사 매각과 우발부채 관리를 통해 확보된 유동 자금을 무기로 다시 주력 사업 부문인 부동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침체 직격탄 맞은 다올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다올투자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1분기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는 부동산 금융 중심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에 한층 더 크게 다가왔다. 다올투자증권은 1분기 국내 중대형 25개 증권사 가운데 나홀로 적자를 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1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67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17% 급감한 수준으로 당기순이익도 38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523억원보다 26% 감소했다.
부문별 영업손실 내역을 살펴보면 주 수익원인 인수주선 부문이 작년 1분기 358억원 영업이익에서 올 1분기 7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투자중개 부문 영업이익도 61억원에서 3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자기매매 부문 영업이익만 1분기 증시 활황 덕으로 전분기 6억원에서 5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한 IB(기업금융)가 실적을 견인해왔다. 부동산 특화 IB에 힘입어 지난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엔 영업이익 1482억원을 기록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과 재정건정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부채 대부분이 부동산 개발 관련 익스포저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 익스포저 내 중후순위 비중이 80% 상당에 달한다"라며 "평균적인 LTV가 70% 이상을 상회하는 등 부동산금융 시장 저하 시 손실위험 노출도가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에 다올투자증권 참전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일대 골목에 현대건설의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 2020년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1분기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은 다올투자증권이지만 우발채무 발생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부동산 금융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올투자증권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이라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기존
유진투자증권(001200)을 제치고 사업에 참여했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한남뉴타운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현장이나 최근 이주비 문제 등 조합원 간 내홍으로 사업 진척 속도가 늦어졌다. 하지만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현대건설이 대출 보증에 나서 다시금 추진력을 얻었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에 대출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제이케이노량진은 지난 16일 173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만기는 오는 8월3일로 원금이 만기에 일시 상환되는 조건이다.
앞서 시공사
현대건설(000720)은 지난주 최저금리를 제안하는 금융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다. 선정에선 무수탁자, 자산관리자, 주관사가 종전 유진투자증권에서 다올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법률자문기관도 기존 법무법인 명진에서 법무법인 세연으로 변경됐다.
대출이자는 지난 16일 전액 선급됐고 선급된 이자는 기한이익상실 등을 포함해 어떤 경우에도 반환되지 않는 조건으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조합의 대출채무에 대해 연대보증(보증한도: 대출약정금의 100%)을 제공한다.
차환발행 형태는 기존 ABCP가 아닌 ABSTB 방식으로 진행돼 발행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앞서 메리츠증권과 사모펀드의 재개발 사업 참여의 예를 볼때 10%초 내외 수준의 이율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슷한 예로 지난 1월9일 둔촌주공 재개발 사업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이 롯데건설 ABSTB 매입을 위한 1조5000억원 규모 투자 협약을 체결하면서 수수료포함 약 12% 수준으로 낮춰 거래가 진행됐고 지난 1월17일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레비츠로버츠(KKR)가 태영건설에 연이율 13% 조건에 4000억원을 투자한바 있다.
앞서 블랙홀제육차가 현대건설 보증으로 지난해 5월 발행한 1750억원 규모 ABCP 1년물은 발행금리가 3.3%였고 5개월 후 7.5%로 채권시장에 유통됐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채권 시장 금리 안정화가 진행됐고, 정부의 채안펀드 가동과 부동산 금융안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이에 따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건전성 회복 얼마나 유지하나
다올투자증권은 앞서 사업 진행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실탄 확보 후 금리 안정기에 사업을 진행해 실적 만회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올투자증권은 계열사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우발채무 관리로 유동성 지표를 개선시켰다. 당장의 급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찾아오는 회복기에 발맞춰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올금융그룹은 지난 3월31일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2125억원에 우리금융그룹에 매각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사업 안정성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또 다른 계열사 다올신용정보도 메이슨캐피탈,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우발채무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여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9월 6578억원에서 4분기 말 2554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6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38%로 비슷한 규모의 소형 증권사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보강 규모도 줄여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신용공여 규모는 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금액이 3059억원 대비 69.1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이 가용할 수 있는 유동성자산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유동성갭 6543억원에서 8668억원으로 증가했다.
급하게 실탄을 확보하고 다시 사업에 나선 다올투자증권이지만 시장에선 사업 추진 중에 증가할 수밖에 없는 부채비율과 유동성 문제는 지속적인 관리 사항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의 2022년 12월 말 잔존만기 3개월 이내 기준 유동성비율은 112.1%를 나타내고 있고, 매입확약 등 우발부채를 감안한 조정유동성비율은 101.3%로 100%를 상회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향후 단기금융시장 변동 추이와 사업 확대에 따른 추가 유동성 확보량을 상쇄하는 규모의 우발부채의 추가 현실화 여부 등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