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승계 남은 HD현대, 상표권·배당수익 급증

지주회사체제 정돈 후 상표권 등 수익 증가세
1분기 배당은 2배, 상표권은 6배 증가
배당 지급 늘려 지분승계자금 마련 전망

입력 : 2023-06-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HD현대는 지주회사 체제가 정돈되면서 상표권과 임대수익, 배당수익 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6.33% 되는 HD현대는 이같은 수익 증대분을 바탕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늘릴 전망입니다.
 
5일 HD현대 등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아직 지분승계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몽준 이사장이 지주회사 HD현대 지분 26.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기선 사장은 HD현대 지분 5.26%를 가졌습니다. 정 사장이 그룹 내 계열사들에 보유한 개인지분은 그밖에도 더 존재하지만 극히 미미합니다. 따라서 정 사장이 지분승계자금 등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배당 수익창구는 사실상 HD현대로 좁혀집니다.
 
이러한 HD현대는 배당, 상표권, 임대수익 등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1분기 상표권 수익은 115억원으로 전년동기 20억원보다 6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배당금은 4046억원으로 전년동기 262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임대수익은 158억원이 1분기에 신규 발생했습니다.
 
 
배당수익은 2021년에는 HD현대오일뱅크 실적저하로 감소했다가 작년부터 실적이 개선되며 크게 증대됐습니다. 임대수익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를 작년에 준공하면서 계열사를 상대로 새로 수령하게 됐습니다.
 
상표권은 지주회사체제로 분할하기 전 계열사들이 공동 소유하는 형태였으나 체제 전환과 함께 HD현대가 작년 9월13일 신규 로고 및 HD를 출원하면서 권리를 독점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지배구조개편을 통해 이권이 지주회사로 수렴된 데는 잡음도 남겼습니다.
 
상표권의 경우 구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 과정에서 상표권을 지주회사가 단독으로 보유하지 않고 지주회사 및 사업회사(존속법인 및 신설법인)가 공동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상표권 사용료도 공동 수취하도록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CI를 변경하면서 HD현대만 사용료를 수취하게 됐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HD현대를 포함해 다수 그룹들의 상표권 보유 과정에서 무상 또는 저가로 상표권을 취득하거나 신규 CI 등의 도입을 이유로 신규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를 근거로 사용료를 수취하는 경우 배임 및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또는 사익편취거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조사당국이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어쨌든 HD현대그룹은 아직 지분승계가 끝나지 않아 승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확대 유인이 존재합니다. HD현대의 상표권 등 수익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인 만큼 배당 확대까지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HD현대는 작년 2월에 2022년 ~ 2024년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별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의 70% 이상 배당을 추진하고 연 1회 중간배당을 추진할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상하반기 나눠서 배당이 실시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담소를 나누는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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