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 대리운전기사 A씨는 지난해 7월 대리운전을 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뼈가 골절됐습니다. 하지만 특정 업체에 소속된 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습니다.
# 올해 1월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던 B씨는 중앙선을 침범한 상대 차량과 추돌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졌습니다. 하지만 B씨 역시 특정 업체 소속이 아니어서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한 곳이 아닌 여러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전속성이 없다'는 이유로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습니다.
전속성 요건이란 하나의 사업장에 근무하면서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 업장에 동시다발적으로 근무하는 특고 노동자들의 특성상 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산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1일부터는 여러 업체에서 일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업체에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들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됩니다.
6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산재보험법의 개정으로 '전속성 요건'이 폐지돼 산재보험 가입대상자가 약 92만5000명 늘어납니다.
7월 1일 개정된 산재보험법이 적용됨에 따라 '전속성 요건'이 폐지돼 산재보험 적용대상 직종이 확대됩니다. 사진은 서울에서 배달 업무를 하고 있는 배달기사.(사진=뉴시스)
개정 산재보험법령을 보면, 산재보험 적용대상 직종이 확대됩니다. 탁송기사·대리주차원, 관광통역안내원, 어린이통학버스기사, 방과후학교강사, 건설현장 화물차주(살수차, 고소작업차, 카고크레인 기사)를 비롯해 모든 일반화물차주도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정부는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적용대상 직종 확대를 통해 약 92만5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사업주는 다음 달부터 발생되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해야 합니다. 산재보험료는 노무제공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부담합니다.
산재보험법에서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용어가 '노무제공자'로 변경됩니다. 또 노무제공자 특성에 맞게 산재보험 적용·징수체계와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등도 규정했습니다.
소득 파악이 어려운 직종에 대해서는 '휴업 등 신고제도'를 도입해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동안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노무제공자 산재보험 확대로 보험료 부담을 호소하는 영세 사업장과 노무제공자를 지원하기 위해 일부 직종에 대해 보험료 경감제도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사업주를 대신해 산재보험 보험사무를 이행하는 플랫폼 운영자에 대해서도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강승훈 근로복지공단 고용산재보험안전망강화TF 부장은 "전속성 폐지와 적용확대 직종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언론매체·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공단의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조직 정비를 통해 산재보험이 차질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7월 1일 개정된 산재보험법이 적용됨에 따라 '전속성 요건'이 폐지돼 산재보험 적용대상 직종이 확대됩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화물트럭터미널.(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