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기후변화정책 영향이 큰 정유 및 철강기업은 기존 설비의 감가상각비가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 업종 대표 기업 포스코,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감가상각은 작년 7% 증가했습니다. 전년 4%에 비해 증가세를 보입니다. 다만 유형자산 증가율 8%에 비해선 보수적으로 회계 수치를 산정한 부분도 포착됩니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 영향에 따라 이들 업종의 자산손상이 커질 것으로 보고 회계 반영 및 지원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 정유업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 기후변화 정책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이들 업종은 기존 철강 고로 등의 수익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감가상각비를 늘려야 하는 형편입니다. 화석연료 기반 설비는 친환경 설비에 우호적인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도태될 것이 예상돼 설비 폐기 전까지 감가상각비를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철강, 정유업종 각각 점유율 상위 2개 업체인 포스코, 현대제철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의 작년 감가상각비 평균은 7.4% 증가했습니다. 그 전년 4.3% 증가율보다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포스코는 작년 감가상각비가 2.2% 늘었습니다. 전년 마이너스 0.7%에서 반전된 수치입니다. 정유업종 점유율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감가상각비가 18.5%나 증가했습니다. 전년 증감율 10.7%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다만 포스코,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평균적으로는 작년 감가상각비가 7.4%늘었는데 유형자산 증가율 평균은 7.9%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이들 업체 평균 유형자산이 1.6% 늘어날 때 감가상각비 평균이 4.3% 늘어난 것과 비교됩니다. 탄소중립정책에 따라 기존 설비의 수익성이 저조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부분을 회계에 반영하는 것은 업체마다 자의적입니다. 유형자산 증가분에 비하면 업체들이 감가상각비에 환경정책 영향을 반영했을 부분은 보수적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이들 철강, 정유 업종의 기존 설비자산의 손상이 클 것으로 보고 회계 반영 방법 및 정부의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최근 착수했습니다. 이들 업체들의 자산손실을 최소화하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가치에 탄소중립 정책 영향을 정량화하는 방법론 연구에 돌입한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이 특정 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어 관련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인데 대표적으로 철강과 정유업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