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윤석열정부 심판·퇴진운동”…노정관계 전면 파탄

유일 노동계 대화창구 정부 등 돌려 경사노위 불참
본격 투쟁 국면…경사노위 탈퇴 여부 저울질
전면적 대립관계까지 악화, 민노총 연대 투쟁도

입력 : 2023-06-08 오후 4:59:0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윤석열정부 심판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노동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의 대화창구 역할을 하던 한국노총이 정부에 등을 돌리면서 노정관계는 전면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한국노총은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에 대한 심판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전면중단을 선언한다”며 “노동계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배제하는 정부를 향해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대표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직속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 및 정권 심판 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경 일변' 반발, 경찰 과잉 진압 결정적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노총이 더이상 대화를 택하지 않고 투쟁에 나서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양대노총 중에서도 한국노총이 이번 정부에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민주노총이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불참했던 것과 달리 한국노총은 보수 정권에도 노동계 대화창구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한국노총의 이러한 변화는 윤석열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등 '강경 일변도' 노동정책에 더해 금속노련 강경 진압이 결정적입니다.
 
한국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련은 포스코 협력사였던 성암산업 소속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유지 등을 두고 광양제철소 앞에서 농성을 벌였습니다.
 
경찰은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고공 농성을 하자 지난달 31일 사다리차와 플라스틱 경찰봉 등을 사용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김 사무처장이 머리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전날 이를 막아서던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엎드리게 한 뒤 무릎으로 목을 눌러 제압한 채 ‘뒷수갑’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노총은 경찰과 윤석열정부를 규탄하고 본격적인 투쟁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7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대정부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사노위 탈퇴, 정권 퇴진운동까지 시사
 
한국노총은 향후 투쟁 향방에 따라 경사노위 탈퇴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퇴진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동명 위원장은 “어제 중집에서는 경사노위 탈퇴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집행권이 저에게 전권위임됐다”며 이미 중집에서 경사노위 탈퇴까지 결의한 만큼 실제 탈퇴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당정에서 한국노총을 회유하기 위해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광양 사태가 터지고 누적된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이 폭발하다보니 중단한거지, 경사노위가 김문수 때문에 탈퇴한 것은 아니잖느냐”며 “김문수 교체가 다시 중단한 것을 재개하는데 어떤 영향도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어 “그동안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해왔지만, 타협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해온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 정권 자체에 대한 심판을 하겠다”며 “최소한 노동 문제에 국한해서 비판 의견을 낸 것과 달리 앞으로는 국정 전반, 즉 외교나 복지 등 영역에서도 전면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노총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속단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 방향(대정부 투쟁)으로 한국노총도 방향을 상당히 틀었다. 최저임금 투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같이 저희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아울러 “한국노총의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반드시 끝장을 보겠다”고 강조해 틀어진 노정관계가 쉽사리 복구될 수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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