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고 국가 총력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반도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는 지난 4월 20일 개최된 이차전지 국가전략회의에 이어 2번째로 주요 첨단산업 전략회의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반도체와 이차전지라는 두 개 전선에서 치열한 세계적 산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며 “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 인공지능(AI)가 접목되며 반도체가 그야말로 안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선도적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며 “기업 투자, 유능한 인재들이 다 모이도록 정부가 제도 설계를 잘하고 인프라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또 “최근 지정학적 이슈가 가장 큰 경영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반도체는 우리 생활이고 우리 안보이고 우리 산업경제 그 자체”라며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달라”고 정부에 당부했습니다. 이후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을 떠나기 전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격려와 부탁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실무자들에게 “풀 수 있는 규제는 모두 풀어달라”고 재차 주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자정상회의에 가면 많은 나라가 우리와 양자 회담을 원하며 손짓하는데 우리 기술, 다시 말해 기업 경쟁력 덕분”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또 "학생 전체가 디지털 인재가 돼야 한다"며 첨단기술 분야 인재양성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반도체 업계 인사와 학계 전문가 등 60여명이 자리했습니다. 정부 측에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여당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각각 참석했습니다.
토론에 참여한 한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를 철인 3종 경기에 비유하며 “첫 종목에서 앞서다가도 종목이 달라지면 해당 종목에 강한 주자로 선두가 바뀔 수 있다”며 인공지능 메모리 같은 차차세대 기술의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팹리스 스타트업 정책자금 지원,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를 통한 시제품 제작 지원, 유럽 반도체연구소(IMEC)와 같은 실증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요청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종호 장관은 ‘반도체 전략 로드맵’ 수립을, 이창양 장관은 적재적소에 연구·개발(R&D) 강화와 장기투자를 위한 중장기금융지원체계 구축 등을 각각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변인은 “제2 반도체 신화를 결의하는, 국가 전체의 브레인스토밍 성격의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