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주관한 뒤 함께 참관한 국민들에게 인사말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발언 논란과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엄중 경고한 것으로 18일 알려졌습니다.
이날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부총리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교육개혁 추진방안 관련해 보고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하지 않은 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번 논란이 빚어진 것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에게 교육 관련 보고를 마친 뒤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 부총리 발언 직후 해명자료를 내고 윤 대통령 발언을 정정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 부총리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발언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였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김은혜 홍보수석도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이날 홍성국 원내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에서 "애꿎은 교육부 대입국장을 경질하고, 이 부총리를 단두대에 세우는 공포정치를 선보였다. 만 5세 입학 논란 때 박순애 전 부총리 경질에 이은 교육부 수난시대로 교육부 공무원들이 단두대에 서야 할 적폐인가"라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교육부 공무원도 장관도 아니다. 무대포로 지시를 내린 것은 대통령 본인으로, 자신이 지시해놓고 뒤탈이 나자 아랫사람을 탓하는 뻔뻔한 대통령에 국민은 기가 막힌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의당도 이재랑 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또다시 '장관 탓'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단순히 메시지가 잘못 나가서 이런 오해가 불거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핵심은 교육과 같은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에 대해 말 몇 마디 보태면서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대통령의 즉흥적인 태도에 있다. 시험을 5개월 앞두고 수능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죄다 흔드는 이야기로 이런 파장도 예상치 못하고 말을 보탰다면 대통령으로 무책임하고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