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교흥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관련 상임위에 상정됐지만, 여야 이견은 첨예합니다. 야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여당은 상임위 단계에서 특별법이 논의되는 만큼 여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을 상정했습니다. 이어 대체토론을 거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로 회부했고 추후 법안소위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여야가 논의의 장을 열긴 했지만, 특별법을 향한 여야의 시각차는 선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희생자 추모를 위해 특별법이 통과돼야 하며, 이런 이유로 참사 유가족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특별법이 그 취지를 제대로 발휘할지 점검하기 위해서라도 여야 합의가 필요하며, 민주당이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행안위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은 “야당이 추진하는 특별법이 진정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인지 굉장히 의심이 든다”며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지정까지 하겠다고 하며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면에는 다수 의석을 앞세워 입법 권한을 남용하면서까지 재난을 정쟁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안위원장을 향해 “특별법 처리를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 처리하겠다고 공언해달라”고 요구했죠.
행안위 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희생자와 유가족 눈물을 닦아 주는 입법에 동참하고 의견이 있다면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곡기를 끊어가며 원통해하는데 그분들 한을 풀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특별법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패스트트랙 지정은 최소한 언제 이후 표결하자는 안전장치일 뿐”이라고 엄호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민주당은 물러나지 않을 기세입니다. 민주당은 전날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부터 본회의 상정까지 8개월여의 시간이 필요해 안건 지정을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6월 내 패스트트랙 지정도 어렵지 않을 전망입니다.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이번 특별법 공동 발의자는 183명입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20일부터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