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혼란에 4050 학부모 '분노'…총선 '시계제로'

윤 대통령 '수능 발언'에 40·50대 지지율 하락
정부 난이도 조정 실패 시 여권 향한 '분노 투표'

입력 : 2023-06-26 오전 6:00:00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수습하기 위해 여권이 킬러(초고난도 차별화) 문항 출제 배제를 공식화하면서 올해 수능을 대비하는 수험생들과 함께 40·50대 학부모들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들 학부모 세대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는 가운데 실제 올해 수능에서 정부가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여권을 향한 분노 투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수능에서의 '킬러 문항' 논란과 관련해 초고난도 문항만 핀셋 제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정부여당이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수능의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한 고도화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올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학부모 단체 등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수능을 150여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돈의 도가니"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금 학원가는 준킬러 문항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서 학생들을 학습시키고 학부모들을 상담하고 컨설팅하고 있다"며 "킬러 문항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체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비판했습니다.
 
"강남·목동·분당 민심 심상치 않다"여당 '패닉' 
 
특히 킬러 문항 배제로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서울 양천 목동, 경기 성남 분당 등 수도권의 주요 학군지의 학부모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통상 좋은 학군 지역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높은데, 킬러 문항 논란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 지역에서 민심 이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갑이 지역구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안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라는 지시로 교육현장을 술렁이게 만들어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에 악재로 등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현재 고3들과 학부모님들 걱정이 많다"며 "저희 지역사무소로도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느냐'라는 고3 학부모들의 문의가 굉장히 많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수능 관련 논란이 내년 총선 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능 관련 무언가를 질렀다가 반응이 안 좋으니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사교육 업계를 때리는 방향으로 급선회하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당황스러운 방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18일엔 "(킬러 문항 배제로) 강남과 목동과 분당도 격전지가 되었다고 한다"며 "잘하면 (대구) 수성구도"라고 적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외치효과 덮은 윤 대통령 '수능 발언'지지율 '하락'
 
실제로 학부모 세대인 40대와 50대에서 과반이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지난 23일 공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19~21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40대와 50대에서 60% 이상이 "혼란을 초래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40대와 50대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각각 6.5%포인트, 5.3%포인트 줄었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6주째 30%대 중반에 머물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번 주 31.7%로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40대와 50대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6.5% 포인트, 5.3% 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여야 지지율 격차도 더욱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49.8%로 1.8%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31.5%로 4.2%포인트 줄었습니다. 두 당의 격차는 18.3%포인트로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능에서 적정 난이도 확보에 실패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수능을 몇 개월 앞두고 혼선이 있으니 당연히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할 것"이라며 "실제로 바뀐 수능 제도로 인해 성적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 정부여당에 당연히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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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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