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 급성 담낭염 부른다

체중 감량 후 소화불량·복통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입력 : 2023-06-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단기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담석증이 생기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주일에 1.5kg 이상 체중 감소가 있으면 담석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 수술을 받고 식이요법을 통해 급속히 체중을 감량할 경우 30∼70% 확률로 담석이 생긴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담석은 무증상이지만 약 20~30%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담낭의 압력이 높아지고 담낭벽이 붓고 염증이 생깁니다. 염증이 심해지면 담낭이 터지거나 괴사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담낭의 움직임 자체가 평상시보다 떨어지게 됩니다. 담낭염의 90%는 담석에 의해 발생하는데 여름철에 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도 영향을 미칩니다. 쓸개라고도 불리는 담낭은 간 아래에 위치한 소화기관으로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을 저장했다가 십이지장으로 분비해 지방 음식 소화, 콜레스테롤 대사, 독성물질 배출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특히 고지방 음식섭취를 피하고 장기간 금식을 하는 등 과도하게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 담즙 농도가 진해져 담즙 배출을 막거나 담즙이 담낭에 고이면서 담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담석은 담낭에서 담즙이 나가는 통로인 담낭관을 막아 염증을 일으키면서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됩니다.
 
담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콜레스테롤, 지방이 많이 함유된 고칼로리 음식은 최소화하고 불포화지방산과 식이섬유, 비타민C, 칼슘 등이 많이 함유된 식단 위주로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최유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급성 담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식과 폭식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와 올바른 영양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동반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급성 담낭염은 대부분 담석에 의해 생기며 담석의 원인은 환자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어 정확한 원인은 알기 어렵습니다. 최 교수는 "보통 40세 이후에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다이어트를 심하게 해 담석증이 생기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급성 담낭염, 위경련 증상과 유사해 오인하기도
 
급성 담낭염의 초기 증상은 담석에 의한 통증인 담관 산통과 비슷하다고 알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담관 산통은 통증이 대다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통증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급성 담낭염에 준하는 검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복통은 늦은 밤, 이른 아침에 우상복부에 둔하게 지속되는 양상으로 발생하는데 간혹 통증이 등이나 우측 견갑골 쪽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급성 담낭염 환자들은 특히 오른쪽 윗배 통증이 심해 위경련이나 급체와 혼동하기 쉬운데, 응급실을 찾을 만큼 통증 강도가 셀 수 있습니다. 담낭 벽이 썩거나 천공이 생긴 경우 주변 장기와 엉겨 붙기도 해 중증질환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급성 담낭염이 발병했지만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으면, 빠르면 증상이 나타난 지 약 2일 후부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급성 담낭염의 합병증에는 담낭 농양, 담낭 괴사, 기종성 담낭염, 담낭의 천공, 천공으로 인해 복강 내에 담즙이 퍼지면서 발생하는 담즙성 복막염 등이 있습니다. 
 
급성 담낭염 환자 중 약 70%는 급성 담낭염이 생기기 2년 전에 이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급성 담낭염이 생긴 부위에 복막이 자극돼 오른쪽 윗배로 통증이 국한된다는 점이 특징인데 환자에게 숨을 들이마시게 하면, 통증이 갑자기 심해져서 숨을 더 이상 들이마시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하는데요. 급성 담낭염이 발생하면 열이 나고 오심과 구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 교수는 "담석으로 인해 생긴 담낭염은 대부분 담낭 절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가급적 빨리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담낭을 절제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있는 담석이 반복적인 통증을 유발하며 황달이나 췌장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가급적 빠르게 병원을 찾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합니다.
 
급성 담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 담낭에 담즙이 오랜 기간 머물러 끈적끈적해지다가 돌처럼 굳는 담석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최 교수는 "채소 같은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급성 담낭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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