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정부 부처 차관으로 발탁된 대통령실 비서관들에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해 나가면서 약탈적인 이권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밝혔습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일부 부처 차관으로 내정된 대통령실 비서관들과 만나 이들을 격려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당한 보상으로 얻어지는 권리와 지위가 아닌, 끼리끼리 카르텔을 구축해 획득한 이권은 국민을 약탈하는 것"이라며 "이를 깨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자 국민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카르텔을 제대로 보지 않고 외면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내 봐야 다 허무맹랑한 소리밖에 안 된다"며 "이권 카르텔들이 달려들어 정책을 무너뜨리고 실제 집행되는 과정에서 엉뚱한 짓을 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공직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카르텔을 잘 주시하라"며 "부당하고 불법적인 카르텔을 깨고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부패한 이권카르텔은 늘 겉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다. 이를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며 "공직자들이 맞서기를 두려워한다고 하지만 이 카르텔을, 기득권을 깨는 책임감을 갖고, 국민을 위해, 국익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는 높이 평가하고 발탁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은혜 수석은 "대통령의 당부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이권 카르텔을 깨고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약속했던 2년 전 오늘 6·29 정치 참여 선언과 맞닿아 있다"며 "'정치는 국민이 먹고사는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 과정에서 공정과 법치라는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의의 시작'이라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그때도 지금도 일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을 만나 국정원 조직 정비와 관련된 보고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김 원장과 국정원 주요 간부들로부터 조직 정비와 관련된 보고를 받은 뒤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김 원장을 재신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에 대해 "일반적인 말씀을 한 것"이라며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메시지의 시간과 장소, 상황을 감안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