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강국 인력 공백 '경고등'…선원 근로소득 비과세 늘린다

국적선원, 20년 5.9만명→22년 3.2만명 '46%' 급감
'실질임금' 확대…"월 300만원 근로소득 비과세 확대 논의"
'유급휴가' 일수, 선진국 수준 개선…4개월 근무 시 2개

입력 : 2023-07-12 오전 9:25:3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우리나라의 핵심 인적자원 중 하나인 국적선원 수가 빠르게 줄면서 정부가 선원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다듬질합니다. 기존 인력의 고령화에 신규인력 이탈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국적선원 부족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선원들의 근로소득 비과세 금액 범위는 높이고 외항상선의 승선기간을 줄이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신규취업 5년 내 이직률을 50%까지 끌어 내리고 외항상선 해기사 가용인력도 1만2000명까지 확보한다는 목표입니다.
 
해양수산부는 12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내놓은 것은 필수 인력이 줄면서 해운강국의 위상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수부 집계를 보면 지난 2000년 5만8818명에 달했던 국적선원 수는 2022년 3만1867명으로 약 46% 감소했습니다.
 
이 중 60세 이상 선원 비중은 약 44%를 차지하고 신규인력의 78%가 5년 내 이직하는 등 인력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10년 뒤 외항상선 절반 이상이 운항에 차질을 빚을 거라는 게 해수부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해수부는 올 초부터 '선원 정책 혁신 협의체'와 '청년선원 정책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노·사·정 및 관계 전문가, 청년들의 의견을 모아 국적선원 규모 유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입니다.
 
해수부는 국적선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6개월 근무, 2개월 유급휴가 체계를 4개월 근무, 2개월 유급휴가 체계로 개편하는 등 노·사·정 협의를 추진합니다. 또 젊은 선원들이 장기승선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열악한 선내 인터넷 이용환경을 육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합니다.
 
특히 공제·세제 혜택 등을 늘려 선원들의 실질소득을 끌어올립니다. 현재 월 300만원 한도인 외항상선·원양어선 선원의 근로소득 비과세 금액을 확대하고 원양어선원의 소득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현 임금구조 개선방안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비과세 확대와 관련해 윤현수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선원 쪽에서는 전액 비과세를 해줘야 되는 게 아니냐, 혹은 500만원 범위까지 확대 시켜야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현재 기재부와 협의 과정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민영주택 특별공급 대상에는 외항선원을 포함하고 배정물량 확보해 선원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합니다.
 
또 인력공급도 확대합니다. 선원 복지 지원을 위한 기금·공제를 신설하는 등 복지를 확충하고 생애주기별 경력 경로 구축, 해기인력 통합 관리 등을 통해 경력을 관리합니다.
 
선원 교육·양성에도 고삐를 죕니다. 양성경로 확충을 위해 면허·취업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승선 복귀를 지원합니다. 운항실습 확대, 수요 맞춤형 교육콘텐츠 개선 등을 통해 선원 역량을 강화하고 실습선 신규건조 및 선박조종 시뮬레이터 등을 도입해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도 구축합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도서 국가인 지정학적 환경,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적정 규모의 국적 선원을 유지하는 것은 해운산업 경쟁력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국가 필수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청년 선원들이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산업 현장에 필요한 선원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해 우리 해양수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경제 안보를 든든히 지킬 수 있도록 노사정 및 유관기관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적 선원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선전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등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사진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인 'HMM Hamburg(함부르크)'호.(사진=HMM)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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