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역할 주문에 보험사들도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화생명(088350)은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 2030세대를 대상으로 고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하고, 취약계층 대상 보험료 할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다른 보험사들도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의 상생금융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한화생명 본사를 방문했는데요. 한화생명은 이 원자의 방문에 맞춰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가구소득이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 청년을 대상으로 5.0%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2030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보험'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5년납 상품으로 월 보험료는 10~50만원 한도이며, 보험료 50% 한도 내에서 추가 납입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가입 1개월 이후부터 원금을 보장하고, 가입자가 사망시 월납보험료 전액과 사망 당시 계약자 적립금을 보장합니다. 장애인과 저소득 계층,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는 보험료의 1.0%를 할인합니다. 보험 기간 내 결혼이나 출산을 할 경우 추가 적립금도 최대 2.0%까지 제공합니다.
만 13~33세로 중증 질환이나 장애를 겪는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 5만명에게 자립을 위한 물적·인적 지원도 실시합니다. 생계비와 주거비, 학자금을 지원하는 맞춤형 금융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영케어러의 건강검진과 심리케어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금감원·한화생명 공동으로 월드비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 등 복지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상품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니만큼 판매 한도를 따로 두진 않았다"면서 "사회공헌활동에 투입되는 비용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험 상품의 경우 사실상 보험 판매로 인한 이윤을 최소화해 설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화생명이 선도적으로 상생금융 실천 방안을 내놓으면서 타 보험사들도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에 상생금융안을 내놓았으나 반려된 상황이 있어 보험사들도 어떤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 할 지 고심 중"이라며 "한화생명이 내놓은 안을 참고해 상생금융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최고금리 인하 등을 대형 보험사들이 검토한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 방안이 마땅치 않았다"며 "한화생명 발표 전까지는 구체적인 검토 내용이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사진 왼쪽)이 13일 한화생명을 찾아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습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고, 흥국생명도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상생금융 취지에 맞춰 다각적으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NH농협생명은 보험계약대출 최고금리 한도를 6.5%로 종전보다 3%p 내렸습니다.
동양생명(082640)은 최고금리를 기존 9.9%에서 5.95%로 인하했습니다. 인하된 금리를 이달 1일부터 적용 중입니다.
이날 한화생명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 자리가 상생 발전의 문화를 만드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금융회사들은 스스로만을 챙기기 보다 함께 상생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금감원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제도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 방안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도 많았으나, 이복현 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찾은 보험사에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만큼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세부 계획을 정하진 않았어도 우선 가능한 방안이 무엇일지 검토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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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