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사, 보험사 등 2금융권 현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는데요. 우리카드가 카드업계 처음으로 2200억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업계 1위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카드사들이 한 해 순이익이 넘는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카드사들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17일 신한카드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신한카드는 이 원장의 현장 방문에 맞춰 상생금융안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신한카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상생금융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우리카드는 이복현 원장의 방문에 맞춰 2200억원 상당의 상생금융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어 이달 초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함께 6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채무정상화 프로그램이나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출지원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복현 원장도 우리카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중·저신용자의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
우리·신한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029780), 하나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나머지 카드사들도 "발표 시기의 문제일 뿐 금융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로서는 상생금융방안으로 내놓을 수 있는 내용이 한정돼 있다"며 "사실상 상생금융안에 얼마를 투입할지만 선택지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롯데카드의 경우에도 최근 3100억원 규모 상생금융안을 발표했습니다.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대출금리 인하, 대출 상환기간 연장 등입니다.
카드사는 업황 악화로 실적이 크게 나빠져 상생금융을 내놓기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572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감소했습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수천억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금액적으로 당연해 보입니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금융지원책 규모는 지난해 순익의 3배 가량에 해당하는데요.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재정 상황을 볼 때 지나치게 높은 상생금융안을 제시하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앞선 카드사들보다 너무 낮은 규모를 이야기하기에도 부담이 있다"며 "다만 카드사 규모 별로 상생금융 지원 금액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달 29일 우리카드를 방문했습니다. 이날 우리카드는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