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내달 8일 열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 이목이 쏠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쌍방울의 불법 대북송금 사실을 사전 보고했는지에 대한 이 전 부지사의 발언에 이 대표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경기도지사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당시 경기도지사로 최종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와의 연관성입니다. 이 전 부지사가 재판에서 이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입증할만한 발언을 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 제3자 뇌물죄 검토…직접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애초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제3자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대표가 사전에 대납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직접 승인까지 했다면 직접 뇌물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익명의 한 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앞서 (대북송금과 관련해) 보고했다는 진술을 한다면 이 대표가 아무리 부인해도 피해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쌍방울의 대북사업은 경기도와 무관하다며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일관되게 부인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부 입장을 바꿔 “쌍방울에 방북을 한 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지난 18일 재판에서 언급되면서 논란이 되자 이 전 부지사는 옥중 자필 편지를 통해 "김성태에게 이재명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 있다"면서도 "쌍방울에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변호사 해임건 두고 부인과 법정 충돌하기도
흔들리는 이 전 부지사의 입장뿐만 아니라 이 전 부지사와 그의 부인 A씨의 의견 대립도 눈에 띕니다.
A씨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이 공개된 직후 민주당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전 부지사의 달라진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25일 재판에서는 변호인단 해임 문제를 두고 이 전 부지사와 법정에서 의견 대립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A씨가 제출한 일부 변호인단 해임신고서에 대해 "집사람이 오해하는 것 같다"며 "(해임 건은) 제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하자 A씨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자기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정말 답답하다"고 소리쳤습니다.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