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에…여, '국조 불가' 겹겹 방탄

이재명 "대통령 친인척 연루된 비리 의혹…이권 카르텔의 최정점"
전방위 사수 나선 국힘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 국정조사부터 하자"

입력 : 2023-07-13 오후 4:16:12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한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가 커지자 여권이 본격적인 '전방위 사수'에 나섰습니다. 의혹 자체를 문재인정부 탓으로 돌리는 한편 가짜뉴스 프레임을 앞세우고, 심지어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여배우 스캔들 국정조사'까지 내세웠습니다.
 
국조 카드 꺼낸 민주당여당 반대 땐 '단독처리'
 
민주당은 13일 정책의원총회를 통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은폐를 위해 온갖 거짓선동, 물타기, 심지어 뒤집어씌우기까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도둑이 매를 든다는 적반하장의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대통령 친인척들이 연루된 부패 비리 의혹은 그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이권 카르텔의 최정점"이라며 "하루도 못 가서 들통이 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궁리만 하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소상하게 그 경위를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예정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특혜 의혹에 대해 1차적으로 물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 자료 협조를 하지 않고 여당에서 국정조사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의 협의도 중요하다. 여당에서 합의해 주지 않으면 정부 측 참석자들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최대한 여당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 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탄 정국 이끄는 국민의힘…김건희 의혹조차 '전 정권 탓'
 
반면 여당에선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정조사가 민주당의 정략적 이득을 위한 것이라 판단하며 방탄 정국을 이끌어가는 모습입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들이 원하는 정략적 이득이란 사법 리스크 등 당내 문제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리는 한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려 윤석열 정부를 흔들고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전방위 사수'가 시작된 것인데 국민의힘은 이번 특혜 의혹에서도 문재인정부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는 국정조사에 대해 '대상은 문재인 정부'라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종점 변경과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최적 대안 노선 검토를 포함한 타당성 조사 방침 결정과 낙찰자 선정은 모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전 문재인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나 인수위 개입 증거는 물론 그렇게 추정할 만한 정황조차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두고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를 겨냥하기도 합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장동, 백현동 국정조사는 왜 안 하나?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 대표랑 통화하고 500만 달러에 더해 추가로 300만 달러 대납했다'고 밝힌 대북 송금 국정조사는 왜 안 하나"라며 "아예 이재명 대표 여배우(스캔들) 국정조사도 하자, 해소가 안 됐고 의혹이 많이 남아 있지 않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캔들 이야기를 해도 이재명 대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고소를 안 하더라,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가짜뉴스에 대한 지적을 내놨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친형 강제 입원, 고 김문기 처장과의 인연, 백현동 사업의 진실 등 각종 거짓말 논란으로 본인의 정치생명을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신세에 놓인 것 아닌가"라며 "조 단위 국책사업이 정치인의 거짓선동으로 제 길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정녕 양평고속도로가 권력형 비리,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국회의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원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민주당 경기도당 소속 최재관 여주·양평지역위원장, 여현정·최영보 양평군의원 등은 고발장을 제출하며 "원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된 양서면 노선을 대통령 처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하도록 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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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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