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영장설→10월 사퇴설'…당대표 이재명 기로

대북송금 영장청구 가능성…불체포특권 포기해 심사 꼭 받아야
친명 "전혀 이야기 나온 바 없어" 반박에도 "비명 거센 반격 예고"

입력 : 2023-07-31 오후 5:03:19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습니다. 이 대표를 둘러싸고 8월 구속영장 청구설과 10월 사퇴설까지 나오며 당이 크게 어수선합니다. 민주당은 31일 하루 종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설과 사퇴설을 놓고 들끓었습니다. 먼저 영장 청구설의 경우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다음 달 16일 이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8월 영장설 중심 선 이재명…계속된 사법리스크 
 
이미 이 대표는 지난 2월27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한 검찰의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당시 당 의석수(169석)보다 31명이나 적은 체포동의안 반대표(138표)를 이끌어내는 데 그치며 잔뜩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여기에 별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따른 1심 선고 공판이 10월 예상되는 등 연일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전까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던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포기해 앞으로 구속영장 심사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는 당시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 소환한다면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구속영장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자칫 발부라도 될 경우 이 대표는 구속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원내 제1당의 대선 후보에 오르는 등 그간 쌓아 올린 정치적 입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때아닌 사퇴설까지 불거지며 이 대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퇴설은 지난 29일 여권 성향의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10월 사퇴하고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뽑아 내년 총선에 대비한다는 의견에 40명 정도의 의원이 합의했다"며 "후임 당대표로 김두관 의원을 밀기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김두관(왼쪽에서 다섯 번째) 민주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빠른 진화에도…계속되는 사퇴설
 
현 당대표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간단치 않은 소문에 당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입니다. 이 대표 측은 불쾌한 기색을 표출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당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조정식 사무총장이 '지라시'라고 해명하지 않았느냐"며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일축했고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31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당사자인 김 의원과 새 대표 옹립설의 진원지가 된 친명(친이재명)계도 소문을 일축했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본지에 "새 대표 부임설은 전혀 금시초문으로 하나의 아이디어로 나온 이야기 같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친명계는 아예 언급조차 이뤄진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친명계 한 의원은 "전혀 그런 이야기가 나온 바 없다"며 "정치권에서 떠도는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친명 성향의 다른 초선 의원도 "전혀 들어본 바 없다. 지금 그럴 상황도 아니고 누군가 소문을 만든 뒤 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하지만 현 대표 체제가 굳건하다면 굳이 사퇴설이 나왔겠느냐며 이 대표 체제가 기로를 맞은 것이라는 취지의 정치권 분석도 나옵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전부터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일관되게 지속될 것이라고 했고, 이번에 또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이 임박하고 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위기감이 당연히 있다"며 "이 대표 체제는 안 된다고 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내지는 비주류의 거센 반격이 예고돼 있다. 그런 면에서 장 소장이 어디선가 지금 주워 들은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사퇴설 관련해서 떠도는 이야기를 전해 듣지는 못했다"면서도 "다만 10월 사퇴는 아닐 것이다. 추후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방향을 생각해 볼 수는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광연·윤혜원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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