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 경영진, 유증은 '뒷전'…상속세 납부 최우선?

주주 손 벌리며 최대주주는 현금 챙겨
배정 물량 15% 청약 예정…책임 경영 의지 퇴색
상속세 납부 위한 대주주 지분 매도까지 예고
특례 상장 유예 기간 종료…관리종목 지정 우려

입력 : 2023-08-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최대주주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 매각 등 현금을 마련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상장 이후 지속된 적자로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기업인데요.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모양새지만 정작 최대주주의 참여는 부진할 전망입니다. 최대주주는 이미 보유하고 있던 워런트(신주인수권증서)를 대량으로 매도해 현금화했습니다. 
 
상속세 마련 위해 지분 매각 예정…유증 워런트도 매각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송기령 에스씨엠생명과학 최대주주와 손병관 대표는 지난달 28일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증서 대부분을 매각했습니다. 송기령 최대주주가 보유 워런트 108만5244주 중 92만2457주를 매도했으며, 손병관 대표 역시 보유 워런트 2만8707주 중 2만2966주를 매도했습니다. 송 최대주주와 손 대표는 신주인수권증서 매각을 통해 47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영업 부진에 따른 적자로 회사 사정이 악화하면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건데요. 최대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 대부분을 현금화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송 최대주주와 손 대표가 매도 후 남겨둔 신주인수권증서는 배정물량의 1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최대주주의 부진한 유증 참여율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 마련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송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 에스씨엠생명과학 상속 절차를 완료했는데요. 아직 141억원의 상속세 납부가 완료되지 않아 보유주식(277만1000주) 중 52.58%에 해당하는 145만6887주를 상속세 납부를 위해 공탁해 둔 상황이죠. 현재 상속세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해둔 상태입니다.
 
워런트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 47억원 중 유증 참여 자금 약 7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상속세 납부에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송 최대주주는 유증 이후 보유주식 블록딜(장외대량매매)까지 예고한 상황입니다. 에스엠씨생명과학은 송 최대주주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유증 전후로 기존 보유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투자설명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영업 부진에 주주 손벌리면서 최대주주는 현금 마련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20년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상장 첫해인 2020년 1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1년과 작년에는 각각 122억원 12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죠. 올해 3분기 기준 결손금은 1526억원으로 에스엠씨생명과학 시가총액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회사의 실적은 당초 상장 장시 예상했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회사는 상장 당시 2022년 213억원의 매출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작년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으며 영업손실은 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결국 영업 부진에 따른 적자로 회사 사정이 악화하면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건데요. 최대주주의 부진한 유증 참여율에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는 책임경영 의지로 받아들여지는데요. 회사의 채무상환을 위한 자금조달에 대한 최대주주의 유증 참여 부진은 투자자들에게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퇴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무 상환을 위한 유증에서 최대주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며 “자칫 회사의 부채를 주주들에게 떠넘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속된 적자 속 관리종목 지정 우려
 
유증 주관사인 한양증권도 경영실적에 대한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양증권은 이번 유증에서 실권주 인수수수료 15%를 책정했으며 “상장 이후 경영성과와 상장시 추정치가 큰 괴리를 보이고 있고 (특례상장) 유예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021년부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지난 2021년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은 225억원으로 50.4%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229억원으로 93.5%를 기록했습니다. 특례상장에 따른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 관리종목 지정 유예는 지난해 종료된 상황입니다.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채무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211억원 규모인데요. 1순위 사용처는 채무상환으로 차입금 56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며, 155억원은 급성 췌장염 임상 비용 등 운영자금 명목으로 쓸 예정입니다. 발행 예정 신주는 총 480만주로 발행주식총수(1225만6040주)의 39.16%에 해당합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상속세 납부 및 유상증자 관련 문의를 위해 에스씨엠생명과학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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