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0월 사퇴설’을 둘러싸고 제1야당이 연일 들썩이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신빙성이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계파 간 반응은 다소 결이 다릅니다. 친명(친이재명)계 다수는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출구전략을 짜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퇴진이 당을 위기에서 구할 방법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꺼지지 않는 이재명 10월 사퇴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2일 KBS 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의 '10월 퇴진설'에 대해 “그냥 설”이라며 “이 대표 리더십이 붕괴되고 당이 분열되기를 바라는 분들의 희망 섞인 얘기 아니겠느냐”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 의원은 “정기국회를 마무리할 때까지는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좀 일치단결하는 게 굉장히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 의원 발언이 전해지자, 이 대표가 '정기국회 마무리 시점'에 출구전략을 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제기한 '12월 주의보'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새날'에 출연, "(당 내부에서) 12월에 이재명 대표를 마구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는 '당헌 제25조 3항1호 단서조항'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궐위된 당대표의 잔여임기가 8개월 미만일 때는 중앙위에서 당대표를 선출합니다. 이 대표의 임기가 8개월 남은 시점은 12월 28일입니다. 이 대표의 10월 사퇴설도 전당대회를 통한 차기 대표의 정통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명계가 그 전후로 출구전략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말 분기점 예상한 비명계
뒤숭숭한 분위기는 비명계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친낙(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10월 퇴진설과 관련해 “처음 들은 얘기”라면서도 “이 대표께서도 아마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윤 의원은 “윤석열정권이 저렇게 못 하는데, 많은 실수를 하고 무도하게 권력을 운용하는데 오히려 지지율은 떨어지는 상황 아니냐”며 “일부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빨리 사퇴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도 당에 책임을 지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대명제를 위해 고민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일이 당을 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표의 거취 표명에 여지를 열어두는 비명계 입장이 심화할 경우, 권력 공백을 둘러싼 계파 간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