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저점 지났지만…불확실성 '여전'

KDI "경기 부진 점진적으로 완화" 분석
생산·소비, 2개월 연속 감소 후 반등
"중국 리오프닝 지연, 경기 하방 위험"

입력 : 2023-08-07 오후 1:40:0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저점을 지난 것에 이어 부진이 점차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지연 등은 경제 회복에 계속해서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KDI는 지난 3월부터 경제 상황을 '부진'이라고 평가했지만, 지난달에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6월 전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전 산업 생산은 4월과 5월 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에서 6월 들어 반등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5.6% 줄었습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10.8%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15.9%), 전자부품(-12.2%), 화학제품(-10.4%)이 각각 감소했지만, 모두 전월보다 감소 폭은 줄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3.5% 증가했습니다. 금융·보험업(10.1%), 운수·창고업(7.4%),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4.0%) 등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9%로 전월 72.8%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습니다. 반면 재고율은 111.4%로 전월 122.7%보다 대폭 하락했습니다. 이는 제조업 출하가 전월 대비 3.3% 늘고 재고는 6.2%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6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15.9%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감소 폭은 4월 21.6%, 5월 18.7%보다 줄었습니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고용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제조업의 생산 감소세가 둔화하고 재고도 감소했다"며 "특히 경기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는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부연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료는 주요 경제 지표. (그래픽=뉴스토마토)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4% 늘었습니다. 전 산업 생산과 마찬가지로 2개월 연속 줄었다가 증가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6월 수출은 전년보다 16.5% 감소했습니다. 감소 폭도 6월 6.2%보다 더 확대됐습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액이 무려 33.6% 줄었습니다. 이는 수출 가격 하락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4월 -1.3%, 5월 8.1%, 6월 21.6%로 물량으로는 부진이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비 투자와 시설 투자 모두 관련 선행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6월 설비 투자는 전년보다 0.6% 감소했습니다. 8월 한국은행의 설비 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90으로 전월과 같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선행지표인 6월 국내 기계 수주는 1.2%로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습니다. 7월 기계류 수입액은 -12.4%,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19.9%로 각각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6월 건설 기성은 8.9% 증가했습니다. 다만 4월 12.3%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습니다. 건설 기성의 높은 증가세는 전년 동월 1.2%의 증가 폭 축소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토목 부문(-8.0%)을 중심으로 2.5% 감소했습니다.
 
특히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42.7%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주택 인허가(-37.5%)와 착공(-62.4%)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향후 건설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KDI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요인과 기상 여건 악화로 곡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오데사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농장 창고가 파괴된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