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디, 최대주주만 챙긴 신주발행…오버행 우려①

저렴한 신주 취득으로 경영권 강화한 이석산업
감자→유증, 주주가치 훼손에 주가는 76% 급락
이석산업 CB 취득후 재매각…오버행 불가피

입력 : 2023-08-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더코디(224060)(전 코디엠)의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은 더코디의 모든 지분을 CB와 유증으로만 확보해 왔는는데요. 기존주주 가치들을 훼손하고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코디는 오는 25일 발행주식총수의 17.60%에 해당하는 신주 71만518주가 상장할 예정입니다. 앞서 발행한 7회차 CB 잔액(35억원)의 주식전환에 따른 것으로 해당 CB 보유자는 더코디의 최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이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은 사실상 장부상 회사로 증권 등의 인수 및 매도를 위해 설립된 기업입니다. 지난 2020년 설립 이후 매출 없이 차입금과 주식 등 당좌자산으로 이뤄진 회사죠. 설립 직후에는 삼부토건(001470)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수를 통해 거둔 막대한 차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주식전환 청구된 7회차 CB의 경우 지난 2020년 75억원 규모로 발행됐는데요. 발행 1개월 만에 만기전 상환됐습니다. 만기전 상환된 CB는 이석산업개발을 더코디의 최대주주 자리에 앉히는데 활용됐습니다. 당시 더코디의 최대주주는 지분 2.12%를 보유했던 정희섭씨로 마땅한 최대주주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석산업개발은 지난해 5월 7회차 CB 25억원을 인수하며 더코디의 최대주주가 됐죠. 
 
이석산업개발은 이후 ‘CB 인수 후 주식전환→3자배정 소액공모→3자배정 유증→CB 인수 후 주식전환’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려왔습니다. 더코디는 75억원 규모의 CB 전부를 3차례에 걸쳐 이석산업개발에 매각했습니다. 이중 이석산업개발은 총 35억원의 CB가 주식으로 전환됐고 10억원 규모의 소액공모 유상증자, 3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작년 5월 최초 CB인수 당시 5.34%에 불과했던 지분율은 1년여만에 25.51%로 5배 늘었죠. 
 
통상 최대주주의 지분 확보는 경영권 강화와 책임경영 의지 등으로 해석되는데요. 이석산업개발의 지분 확보에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이어집니다. 모든 지분을 CB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만 유리한 증자가 됐기 때문입니다. 
 
최대주주는 시가 대비 저렴한 지분을 확보했지만, 기존 주주들은 주식 가치 희석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석산업개발이 저렴한 신주를 취득하는 사이 더코디는 20대 1 무상감자까지 진행했고 기존투자자들의 주식가치는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최대주주 변경 직후인 작년 6월 93%에 달했던 소액주주 지분율은 현재 50%대(전환 CB 포함)로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기간 주가 역시 2만원대(감자 고려)에서 5000원대까지 떨어지며 76% 급락했습니다.
 
더코디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황이라 최대주주 변경이 발생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며 “조속한 자금 조달과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우려해 유상증자와 CB 매각 대상을 최대주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설명과 달리 경영권과는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일 더코디의 재매각을 통해 이석산업개발이 인수했던 CB 35억원은 인수 즉시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도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석산업개발이 CB 전환을 마무리했다면 더코디 지분율을 36.65%(174만497주)로 급격히 늘릴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CB를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 거죠. 해당 CB의 경우 주식전환가능 물량은 발행주식총수(403만7880주)의 17.60%에 달합니다.
 
더구나 이석산업개발이 여러 투자자들에게 나눠서 매각한 CB는 '5%룰'을 피해 언제든 시장에 출회될 수 있습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4940원인데요. 전일 종가 6590원 기준 25.04% 저렴한 만큼 즉시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 '오버행' 이슈를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3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가 대비 저렴한 신주 물량 출회로 주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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