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휴대전화 압수 가능해진다

이주호 부총리, 17일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 발표…2학기부터 적용
수업 방해 행위 하는 학생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 있어…합당한 과제 부여도
교사의 칭찬·보상과 소지품 조사 역시 가능…유치원, 교육 활동 침해 시 퇴학까지

입력 : 2023-08-17 오후 3:03:55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학기부터 교사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 교실 밖으로 분리 조치할 수 있게 됩니다. 학생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물리적 제지도 가능합니다.
 
아울러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교사가 압수도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물리적 제지, 체벌과 달라…"체벌·벌 청소는 안 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고시안은 지난 6월 이뤄진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생활지도의 범위·방식·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내용입니다. 오는 2학기부터 바로 학교 현장에 적용됩니다.
 
고시안에 따르면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 방법은 조언·상담·주의·훈육·훈계·보상 등으로 나뉩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앞으로 교사는 수업 방해 행위를 하는 학생을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 중 교실 내 다른 좌석으로 이동 △수업 시간 중 교실 내 지정된 위치로 분리 △수업 시간 중 교실 밖 지정된 장소로 분리 △정규 수업 이외의 시간에 특정 장소로 분리 등이 가능합니다.
 
또한 학생이 자신·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물리적인 제지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이후에 교사는 물리적 제지를 한 사실을 학교장에게 즉시 보고하고, 학교장은 이를 보호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러한 물리적 제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으로 금지된 체벌과는 구분된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체벌은 도구를 사용해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이지만 물리적 제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당한 수업권을 보장하고자 움직임을 제지시키는 것이라고 구별합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훈육이 목적이더라도 체벌을 할 수는 없고, 벌 청소 역시 학생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이므로 시키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가 수업 방해 행위 학생 교실 안팎 분리 조치 가능·학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내놨습니다. 사진은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과 관련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학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내용 '학생인권조례'와 상충…"고시안이 조례보다 우선"
 
학생이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교사는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주의를 줄 수 있고, 주의에 불응하면 압수해서 분리 보관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자체를 금지할 수 없어 학생들이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여러 방법으로도 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할 경우 반성문 작성 등 합당한 과제를 부여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반대로 학생의 동기 부여가 필요할 때는 칭찬하거나 보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근거로 교사의 칭찬과 격려가 다른 학생에 대한 차별이자 정서적 학대라는 주장이 제기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불어 생명·신체에 위협이 되는 물품이나 재산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물품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소지품 조사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부총리는 "고시안 일부 내용이 '학생인권조례'와 상충되는데 고시가 조례보다 우선되므로 지자체에 시정·정비를 권고할 수 있다"면서 "고시안이 확정되면 시·도교육감들과 협의해 '학생인권조례'의 상충되는 부분들을 개정해 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무분별한 민원 상담에 따른 교권 침해 행위를 막기 위해 상담 예약제를 시행합니다. 교사와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거나 근무 시간이 아닐 때는 상담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교사가 보호자에게 전문가의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교사의 이러한 생활지도에 대해 학생이나 보호자가 부당하다고 여기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장은 이의 제기에 대해 14일 내로 답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유치원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보호자가 교육 활동 침해 행위를 할 경우 유치원 규칙에 따라 해당 유아에 대한 출석 정지, 퇴학, 보호자에 대한 부모 교육 수강 및 상담 이수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호자가 아닌 사람의 상담 요청,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상담 요청, 근무 시간 외 상담, 교육 활동 범위가 아닌 사항에 대한 상담 등은 제한됩니다.
 
이번 고시안은 이달 18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의 행정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한 뒤 이를 종합·검토해 다음 달 1일 공포·시행할 계획입니다.
 
교육부가 수업 방해 행위 학생 교실 안팎 분리 조치 가능·학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내놨습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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