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 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나란히 통합과 협력 정신을 기렸습니다. 하지만 추도사에서부터 날선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사에서 "김대중 시대는 명실상부 현대사의 황금기였다. 대통령은 정치 보복을 안 하겠다던 후보 시절 약속을 지켰다"며 "지지자들의 비난 등 정치적 위기 파도 속에서도 정치연합의 대의를 지키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했다"고 돌아봤습니다.
김 의장은 "그때 한국은 비로소 세계 보편의 민주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 한국 민주주의는 유능했다"며 "복지 체계도 설계하고 국민연금과 4대보험 등 기초생활보장체계 등 한국 복지체계의 뼈대를 튼튼히 세우셨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당시를 돌이켜보면 민주주의의 최전성기였고 정치 효능감도 그 당시가 최절정이었다. 김대중 정치는 통합 정치이고 협력의 정치, 화해의 정치,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며 "우리 국민을 대할 때면 언제나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하셨다. 민주주의를 믿고 확신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김대중식 큰 정치가 부럽다"고 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현대사가 굴곡과 대립을 넘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들길 기대했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이 하나하나 실천되고 있다"며 "역사의 흐름을 바꾼 거인의 빈자리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결단력 있는 정치에 대해 늘 깊이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외환 위기 속에 취임하신 대통령께서는 강도 높은 자유 개혁에 착수했다. 비대한 공공 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 구조와 체질을 혁신했다"며 "과거에 얽메이지 않고 시대의 조류를 잘 활용하면서 새로운 이론과 풍부한 경험, 지적 소통을 토대로 신시장주의로 우리 경제체제 진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도 그 발자취 잘 새기면서 큰 정치를 복원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통령이 보여주신 결단력 있는 용기 있는 정치가 두고두고 우리 정치의 교과서가 될 거라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앞장선 길을 따라 우리는 민주주의 문을 열고 인권과 정의의 초석을 놓았다. 한반도 평화도 꿈꿨다"며 "김대중이라는 거인이 뿌린 씨앗은 매력적 문화대국, 복지국가의 토대로 자랐다. 세계적 선도국가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뿌리도 김대중 정신에서 출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표는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법적인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밀고 있다. 공포정치에 민생은 도탄에 빠졌고 한반도에는 신냉전의 먹구름에 빠졌다"며 "국민의 삶이 대한민국의 운명이 총체적 위기에 빠진 지금,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벽에 대고 소리라도 치라'는 대통령의 간절한 부탁을 떠올린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는 "혹독한 고난을 인고하며 투쟁했던 그 강철같은 의지를 되새기겠다. 권력의 퇴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개척하겠다"며 "당신께서 앞장서 걸었던 그 길을 따라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대한민국과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