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3불가론' 앞세운 야 "수사 대상"

윤 대통령, 이동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할 듯…임명 강행 수순
야, ①방송장악 ②자녀 학폭 ③배우자 인사청탁 관련 위증 주장

입력 : 2023-08-21 오후 6:00:00
야당 과방위 위원들이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관련 논의를 위한 전체회의 개최를 촉구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향해 "수사 대상"이라며 형사 고발 방침을 세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정국은 한층 더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16번째 '인청보고서 없이' 임명 수순…입법부 무력화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가 애초 21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지만 파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했습니다.
 
여야는 회의 개의 여부를 놓고 계속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민주당은 우선 회의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은 회의 개최에 앞서 여야 간사를 통해 합의안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민주당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더라도 '절대 부적격' 의견을 달아야 한다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냈습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하는 만큼 이날이 대통령실에 보고서를 보내야 하는 1차 시한입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기한 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윤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재송부 시기에 대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뒤 정해진 시한이 지나면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자유롭게 임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이 후보자는 윤석열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16번째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방송 장악·자녀 학폭·배우자 인사청탁'부적격 사유' 수두룩
 
야당은 부적격 사유로 가득한 이 후보자 임명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방침입니다. 먼저 이 후보자가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방송장악, 자녀 학교폭력, 배우자의 인사 청탁 의혹 등 총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위증을 저질렀다며 고발할 태세입니다. 세 사안 모두 검찰 수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건데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는 언론 사찰 문건 관련해 이명박정부 홍보수석실에서 국가정보원에 (작성을) 요청한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하지만 2017년 서울중앙지검 수사 보고서에는 국정원 직원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홍보수석실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증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후보자 말이 맞으려면 국정원 직원들이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이고 그 당시 윤석열 수사팀이 제대로 팩트 확인도 하지 않고 보고서를 쓴 게 된다"며 "그러면 결국 그것은 윤 대통령을 부정하는 행위가 돼 진실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21일 오전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 4당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 및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아들의 학폭 관련해서도 위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자 아들의 1학년 담임을 맡았던 한 교사는 '2011년 말과 이 후보자의 아들이 학교 폭력과 관련해 전학 가기 직전인 2012년 초, 이 후보자의 부인이 두 차례 이상 전화를 걸어 생활기록부 내 아들의 지각 기록을 빼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민주당은 검찰에서 생활기록부를 확인하면 누가 진짜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배우자의 청탁 의혹 관련해서도 석연치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앞서 YTN은 이 후보자 부인을 상대로 인사 청탁을 한 A씨가 '이 후보자 배우자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시점이 돈을 준 지 최소 두 달이 지난 시기였으며, 청탁 대상이었던 주요 20개국(G20) 홍보기획단에 다른 사람이 임명된 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기념품이라고 해서 받았는데 현금이어서 바로 돌려줬고, 민정수석실에 신고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후보자는 YTN이 허위 보도를 했다며, 5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고 최고위원은 "뇌물수수죄 적용 관련해 결국 돈을 언제 돌려줬느냐가 중요하다. (이 후보자 주장대로) 민정수석실에 신고가 됐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A씨와 이 후보자 둘 중의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거짓 증언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려면 결국은 해당 사건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검찰 수사밖에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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