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명 숨졌는데…여, 이태원특별법 또 보이콧

여, 행안위 안조위 불참에 이어 전체회의 퇴장
'특조위 구성 편파성' 문제 제기…야 단독 의결

입력 : 2023-08-31 오후 4:11:34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김교흥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안위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의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퇴장했습니다. 
 
여 “특조위 불균형”…야 “국민생명 지키겠다더니”
 
행안위는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의결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태원 특별법 제정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을 나선 가운데,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 야당 주도로 처리됐습니다.
 
여당은 이날 전체회의 일정에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고, 특조위가 편파성을 지닐 우려가 있다며 특별법 처리에 반대했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특조위 11명이 4대 7로 구성되게 해놨다”며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야당은 특별법 처리를 위한 협의를 여당에 수차례 요청했는데 여당이 이를 회피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특별법 관련 국회 논의에 파행과 불참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여야의 이견은 전날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특별법은 지난 30일 행안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돼 전체회의에 넘겨졌는데요. 여당 측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한다며 안조위를 보이콧했습니다.
 
피해자 배·보상 규모 빠졌다…공은 법사위로
 
특별법은 이태원 참사의 독립적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과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할 경우 특검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특조위는 국회의장 추천 1명, 여야 추천 각각 4명, 유가족 단체 추천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됩니다.
 
이날 처리된 법안에는 애당초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 없던 조항들이 여럿 담겼습니다. 피해자 범위의 경우, 희생자 직계존비속·형제자매로 한정하고 단순 현장체류자와 해당 지역 거주자는 제외했는데요. 피해자 배·보상과 관련해 법적 근거조항과 규모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여당이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만큼 여야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향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등 의도로 풀이됩니다.
 
지난 6월 30일 민주당 등 야 4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특별법은 이날 행안위 문턱을 넘으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장 90일간 논의 과정을 거치게 됐습니다. 법안이 본회의에 회부되면 60일 안에 상정돼야 합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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