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뇌혈관이 좁아지면 두통과 팔·다리 마비, 감각기능 저하, 언어·시각 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혈관을 통해 뇌에 원활히 공급 돼야 할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데, 내경동맥 말단부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인 모야모야병 (Moyamoya disease)이 대표적입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은 양쪽 경동맥 말단부가 비정상적으로 좁아지면서 작고 미성숙한 뇌혈관이 발달해 결국 뇌경색과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죠. 주로 동아시아인에게서 드물게 발생하는데요.
수술적 치료 외에 뚜렷한 치료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모든 모야모야병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뇌를 보호하는 약물 치료가 권고되지만,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 치료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이 있죠.
유지욱 경희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내경동맥 말단부가 아무 이유 없이 점점 좁아지는 질환으로 그 주변으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수많은 이상혈관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고 해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며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의 벽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정확한 조기 진단이 필요한데 일반적인 뇌혈관 협착과 증상이 유사하고 워낙 희귀질환이다 보니 진단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야모야병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고 완치 또한 어렵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로 발병하고 있으며, 사춘기 전과 4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관찰되고 있죠. 소아의 경우 대표적인 증상은 일시적 뇌허혈 및 뇌경색으로 뇌혈관을 수축시키는 행동, 예를 들면 많이 울거나 심한 운동 후 일시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입니다.
유지욱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모야모야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희대학병원 제공)
약 15% 환자 가족력 있어
반면, 성인은 뇌출혈의 빈도가 높아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과 의식 저하가 대표적인데 성별로 분류해보면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약 2배 높습니다.
유 교수는 "뇌졸중은 막힌 혈관 부위를 뚫고 난 후 약물치료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반면, 모야모야병은 진행을 막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은 없다"며 "수술의 경우, 부족한 뇌내 혈류를 개선해 뇌경색, 뇌출혈 등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추가적인 뇌졸중 예방을 위해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T, MRI 등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모야모야병으로 진단받았더라도 증상이 잦거나 뇌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에 한해 수술을 진행하는데요. 수술적 치료는 뇌의 뇌혈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정상 혈관과 이어주는 것으로 직접 혈관 문합술과 간접 혈관 문합술이 있습니다. 소아는 두 가지 수술법 모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성인 환자는 가능한 직접 혈관 문합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다각도적인 연구를 통해 개척돼야 할 대상"이라며 "최근 연구를 살펴보면, 약 15% 환자에게서 가족력을 보이고 있으며, 소위 모야모야병 감수성 유전자라고 불리는 RNF213의 변이가 발견되는 등 환자 및 보호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CT, MRI 이외에도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이유인데요. 다만, 아직까지 이 유전자 변이가 발병에 끼치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도 영상의학적 검사상 뇌혈관은 정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은 필수입니다.
유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경험과 연륜이 무엇보다 중요한 희귀질환 중 하나"라며 "일차적 진단에 있어 환자의 증상에 따른 판별이 중요한 만큼, 전문 의료진이 시간을 가지고 환자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