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네트워크 기반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통신3사가 디지털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촉발된 최근의 디지털 혁명 속 빅테크에 빼앗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차원입니다. 덩달아 인재 쟁탈전도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자 신규 채용도 늘었습니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얻기 위해 자체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개발자 컨퍼런스를 확대해 채용의 장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지난해 통신3사는 신규 채용 규모를 일제히 늘렸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537명,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669명, 898명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총 직원 수 대비 신규 채용 비중은 SK텔레콤이 10.1%로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 8.6%, KT 3.3% 순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KT가 87.4%로 가장 높았습니다. SK텔레콤이 43.6%, LG유플러스가 7.6%를 기록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인원들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채용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SK텔레콤은 AI컴퍼니를 목표로 사업에 매진 중이고, KT는 디지털혁신 파트너를, LG유플러스는 플랫폼기업을 지향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저마다 내건 기치에 차이가 있지만, 클라우드, AI,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현재 주도하는 영역과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서비스를 주도하려 한다는 점은 맥을 같이합니다. 기존 통신산업을 이끌어왔던 인력만으로는 비통신 부문의 퀀텀 점프가 어렵다고 판단, 신규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정보통신기술(ICT)에 능통한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이를 뒷받쳐줄 개발자 인력의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인력수급 전망 조사를 살펴보면 AI 분야의 연구개발(R&D) 고급인력은 2027년까지 1만28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부문에서는 각각 1만8800명, 1만9600명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통신3사가 인재를 직접 양성하거나, 개발자 인력을 모시기 위한 컨퍼런스와 채용행사를 잇따라 여는 배경입니다.
SK텔레콤은 이달 AI 챗봇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와 함께 휴머니티 AI를 주제로 서울에서 해커톤 행사를 개최합니다. 해커톤은 참가자들이 정해진 기간 동안 주제에 맞는 사업과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대회인데, 미래 AI 산업을 이끌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SK ICT패밀리 소속 개발 전문가들과 외부 개발 인재간 소통을 위해 만든 개발자 커뮤니티 데보션은 해커톤 행사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에이블스쿨 잡페어. (사진=KT)
KT는 청년 디지털 인재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3기까지 배출했고, 4기 양성에 돌입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온라인 교육과 실습 플랫폼을 통해 강의가 진행되고 일대일 튜터링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KT 그룹 내 현직 전문가들도 에이블스쿨 과정에 참여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작성 컨설팅, 모의 면접 등 교육생들이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우수 개발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자사의 AI·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소개하고, 내부 개발자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데브렐 컨퍼런스인 TECH+U+를 진행합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인 LG유플러스 US 페어를 진행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신사업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인재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