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두 달 만에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업급여 지급자도 전년 동월보다 2만4000명 늘었습니다.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청년층 가입자 수는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최근 고용동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고용 한파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481억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618억원(6.3%) 늘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고용동향이 양호한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고용시장의 한파는 여전합니다.
구직급여 1조원…제조업도 어두워
구직급여 지급자는 6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만4000명(4.1%) 증가했습니다. 1인당 지급액은 3만5000원(2.1%) 늘어난 167만원입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명(7.2%) 증가했습니다. 지난 6월 이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 증감 폭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6월의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는 2000명 증가했으며 7월에는 4000명 늘었습니다.
8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22만4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36만1000명(2.4%) 늘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는 경제활동인구 조사 등을 바탕을 우리 노동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긍정적인 지표와 달리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늘고 실업급여 총액이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활동인구 조사 통계와 실업급여 통계 사이의 괴리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48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은 구직급여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증가했습니다. 제조업은 금속가공, 식료품, 자동차, 기타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7개월 연속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영향을 배제할 경우에는 둔화세입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1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1만8000명 늘었습니다. 이중 외국인이 11만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조업 가입자 수 증감 폭을 보면 올 4월 10만6000명에서 5월 11만2000명, 6월 11만6000명, 7월에는 11만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외국인을 제외한 경우 내국인 가입자 증감은 4월 6000명에서 5월 7000명으로 소폭 상승 후 6월 6000명으로 줄었습니다. 7월에는 4000명, 지난달 1000명대로 급감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의 제조업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특히 E9비자 외에 E7비자가 크게 늘었다. 외국인 인력에 대한 고민이 계속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 숙박음식·정보통신·전문과학기술·사업서비스 등에서 지속적으로 늘었으며 도소매와 교육서비스는 감소했습니다.
전체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1048만2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23만3000명 늘었습니다.
청년 취업시장 한파 '여전'…12개월째↓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29세 이하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늘었습니다.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는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층은 60세 이상으로 21만4000명 늘었습니다. 이어 50대 9만7000명, 30대 7만4000명, 40대는 8000명 순이었습니다.
29세 이하 증감 폭을 보면 올 4월 3만명 줄어든 이후 5월 2만6000명, 6월 2만4000명, 7월 3만1000명, 지난달에는 3만1000명 줄었습니다. 특히 사업서비스와 정보통신업, 보건복지업을 중심으로 각각 8만9000명, 8만6000명, 8만5000명 감소했습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29세 이하 감소는 지속적인 청년층 인구 감소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도소매업과 도소매업 구조조정, 사업서비스업, 보건복지, 정보통신 등에서 피보험자가 감소하는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취업자들이 감소하고 있고 오랜 기간 쉰 청년들이 일터로 나오더라도 단기 일자리에 그치는 경향이 많다"며 "이런 경우 퇴직연금 등의 대비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 취업시장은 취업을 위한 교육에 중점이 맞춰져 있고 취업 이후의 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취업 후에도 직무 관련 교육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고용 계속성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48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은 구직급여 현황.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