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DSR 40년 제한…내 집 마련 '찬물'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27일부터 중단

입력 : 2023-09-13 오후 3:08:08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이 출시와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증가 원인을 장기 주담대로 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최대 산정기간을 40년으로 제한한 것입니다. 이번 조치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줄어들었단 평가도 나옵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처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DSR 산정 기간을 4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담대는 7월과 8월 두 달동안 6조7000억원 취급됐습니다. 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지난 7월 이후 본격적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한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대출의 경우 DSR 40% 적용을 받지 않아 평균 DSR이 50.4%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젊은 층의 이용보다는 40~50대 비중이 57.1%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도 12.9%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대출 만기는 50년이지만 DSR 산정시에는 40년으로 간주해 대출 한도를 40년 만기 주담대와 동일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다만 개별 차주별로 상환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면 50년 만기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소득뿐 아니라 미래소득까지 감안해 대출한도와 대출만기를 설정하도록 금융회사를 관리하겠다는 복안인데요. 지금은 은퇴 직전이라도 소득이 가장 많으면 대출 한도가 가장 많지만, 앞으로는 연령이 많을수록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특히 집단대출이나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등 주택구입 실수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는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선 추가적인 DSR 규제도 도입합니다. DSR 산정 시 일정 수준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을 연내 적용키로 했습니다. 제도가 도입되면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연 4.5%의 변동금리 대출시(50년 만기) 가산금리 1%p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3억4000만원으로 기존 4억원 대비 6000만원 줄어듭니다.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혼란에 빠진 건 대출 차주들입니다. 당초 초장기 주담대 상품은 취약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부담 덜어주기 위한 당국의 정책 아이디어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 먼저 도입됐고 시중은행들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초 40년 주담대를, 지난달부터 50년 주담대를 본격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50년 만기 주담대 진입이 어려워지거나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될 경우 부동산 경기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되면 주택매입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고 50년 만기 주담대 신청이 어려워지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DSR이 위축되는 만큼 서민들의 내 집 마련도 더 힘들게 됐습니다.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요건이 강화됩니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지원 대상자(부부 합산 연 소득 1억 원 초과 차주 또는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주택 대상)와 일시적 2주택자는 오는 27일부터 신청 접수를 할 수 없습니다. 내년 1월까지 공급하기로 한 특례보금자리론은 한도 39조6000만원 중 37조원이 소진된 상태입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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