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마크 리 애플코리아 대표 채택을 추진합니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과도한 수수료 논란을 부추긴 현대카드를 질타하기 위해서인데요. 정무위가 정 회장까지 소환하려는 건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최대주주라는 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정 부회장의 처남이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정무위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계열 증권사의 불공정 행위 등을 따지겠다는 계획입니다.
14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오는 18일까지 여야 간사를 통해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명단을 취합한 뒤 협의를 거쳐 최종 명단을 채택할 계획입니다.
우선 정의선 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을 상대로 애플페이 도입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 소비자 후생 저하 및 카드사 출혈경쟁을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따질 예정입니다. 특히 애플 및 현대카드 측은 정무위의 서비스 결제금액 내역 자료 제출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료 제출 불성실 문제도 질책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자료 제출을 요청해도 응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국감 방해 행위"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마크 리 애플코리아 대표, 안철현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지분 77%를 소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건당 0.15%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중국의 5배 수준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최대 0.3%까지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전망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간편결제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할 경우 카드사는 하루에만 약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애플에 줘야 하는데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우리나라는 영세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상황에서 애플페이가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면 해당 비용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 역시 "현대카드가 글로벌 호구를 자처해 수익을 내고 있다면 수도권 및 지방도시, 전통시장 NFC 교체 작업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는 한국투자증권의 불공정 채용 및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 등을 캐물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무제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온 중소벤처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으면서 중소기업이 폐업 직전에 몰렸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또 정보통신 미디어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벤처기업 관계자를 2년 3개월 동안 무보수로 일을 시키고 기술을 탈취한 의혹도 받습니다.
정무위는 투자자에게 라임 펀드를 환매해 주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에도 환매 특혜가 있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정무위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올 들어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 시중은행장과 지방은행장, 증권사 사장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