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먼저 아우 먼저…정의선의 체질개선 효과 훨훨

현대차 2분기 영업익 4조, 3개분기 연속 최대실적
기아 분기 영업익 첫 3조 돌파, 합산 7조 넘어
현대모비스 매출 15.7조, 역대 분기 최대
정의선 2020년 회장 취임 후 현대차·기아 영업익 7배 성장
발빠른 전동화 전환, SUV·제네시스 성장 '주효'

입력 : 2023-07-27 오후 3:53:46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그룹 삼형제가 올 2분기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 기준 역대 분기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현대모비스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전동화 핵심 부품의 공급 증가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호실적에는 정의선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회사의 무게중심을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옮기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3년 만에 양적·질적 성장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조6409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17.4%, 42.2%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대차는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0.0%로 2013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를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액 26조2442억원, 영업이익 3조4030억원으로 각각 20.0%, 52.3% 늘었습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률은 13.0%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을 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올해 2분기에도 세계 1위 자동차그룹(판매량 기준)인 토요타를 제치고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대차·기아는 1분기 합산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10조2000억원을 기록한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에서는 테슬라(2분기 9.6%)를 제쳤습니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에도 북미시장 등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최대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동기대비 8.5% 늘어난 105만9713대를 팔았는데 이는 2019년 이후 분기 최대 기록입니다. 기아도 글로벌 시장에서 10.1% 증가한 80만7772대를 팔았습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레저용차량(RV) 판매 확대로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보였습니다.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8.8% 증가한 19만2000대를 판매했습니다. 기아 역시 13.1% 증가한 15만대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동기대비 1.2%p 상승한 18.9%를 달성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의 역대급 실적에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7.4% 증가한 15조6849억원, 영업이익은 64.6% 오른 6638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완성차 생산량 확대와 전동화 물량 증가, SUV 비중 확대에 따른 핵심 부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업계에선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정 회장의 의지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E-GMP는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습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 합산 영업이익은 약 14조1000억원으로 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2조원)에서 7배가량 뛰었습니다. 전기차, SUV는 물론 정 회장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의 고성장에 따른 결과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주요 국가들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및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아이오닉5 N, 코나 일렉트릭을, 기아는 유럽, 미국향 EV9 양산을 통해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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