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18~22일 미국 뉴욕을 방문합니다. 이번 유엔총회는 최근 북러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후 한미일과 중러 정상이 한 데 모이는 첫 자리인데요. 동맹을 결집하려는 미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반감을 드러내는 러시아를 필두로 한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팽팽히 전개될 전망입니다.
릴레이 양자회담·기조연설…“전방위 외교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18일 뉴욕에 도착해 릴레이 양자 회담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김 차장은 “유엔총회 기간 부산박람회 유치를 위해 전방위 외교전을 펼칠 계획”이라며 “현재 일시가 확정된 양자회담 일정은 30개 정도로, 다수 국가와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서 앞으로 훨씬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합니다. 김 차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방안을 밝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활동 계획과 의지를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유엔총회 주제는 ‘신뢰회복과 글로벌연대 재촉진’입니다.
기조연설 전날인 19일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합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는 한국과 유엔 간 협력안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 글로벌 현안, 북핵 문제 공조 등을 논의합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지난해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합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지난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발표한 ‘뉴욕 구상’ 1주년을 맞아 뉴욕대에서 개최되는 디지털 비전 포럼에 자리합니다. 순방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김 여사와 함께 태평양도서국 정상들을 비롯한 태도국포럼 사무총장과 오찬을 갖습니다.
“북러 관련 메시지 있을 것…동맹과 조치 논의”
이번 유엔총회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만남에서 나타난 북러의 밀착 움직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중심 동맹의 결집이 관건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193개 회원국 대표가 총회장 연단에 올라 연설하는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러 군사교류에 대해 적절한 분석과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 우방국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개별 조치와 함께 취할 수 있는 다자간 조치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공조 추이에 따른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도 나올 것으로 관측됩니다.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제재를 비판하며 반서방 연대 확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러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사이 일”이라며 북중러 연대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다만 시진핑 주석에 이어 왕이 외교부장까지 불참하면서, 미국과의 공식적 만남에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 방문도 주목되는 지점입니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실제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할 경우,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 내용에 따라 이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릴 수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