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간호·간병비 마케팅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는데요. 대다수 손보사들이 보장 범위 축소에 나선 반면 후발주자인 KB손해보험은 가입한도 제한을 두지 않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간호·간병비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가입 시 직군에 따른 가입한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상품 중 일부 보장의 경우 의료계 관련 직종 종사자에 대해 가입한도를 일반 직업군에 비해 낮게 설정해두고 있는데요. 간호·간병보험의 경우 최근 의료계 종사자들의 가입한도 제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손보사들 간 보장확대 경쟁이 벌어지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손보사들은 간호·간병보험 가입한도를 줄이고 있습니다.
DB손해보험(005830)은 간호·간병 담보 180일 기준 10만원이었던 가입금액 한도를 3만원으로 하향했습니다. 30일 기준 11만원 한도는 5만원으로 축소했습니다. 병원급 합산 누적의 경우 16만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앞서 이달 초 메리츠화재는 '355 신간병인지원일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삼성화재(000810)는 지난 8일부터 간병인과 요양보호사를 포함한 5개 직업군에 대해 간호·간병보험 가입한도를 축소했습니다. 이들 직업군의 경우 10만원에서 3만원으로 간호·간병일당이 줄었습니다.
현대해상(001450)도 지난 11일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담보에 대해 간병인·요양보호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사무원·물리치료사를 포함한 7개 직종 직업군 종사자에 대해 가입한도를 낮췄습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2만원에서 1만원으로, 요양병원을 제외한 종합병원은 18만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낮췄습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의 경우 마지막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KB손해보험은 보험대리점 영업채널에 "오직 KB만 직군제한이 없다", "간병인 사용일당 15만원"이라는 내용의 광고 자료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부터 1~3만원 수준으로 입원일당을 보장했던 간호·간병 담보가 10~30만원 수준으로 뛰어오르는 등 손보사들 간 과열 경쟁을 우려했는데요. 실제 부담 비용은 2~5만원 가량이지만 보장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였습니다.
또한 정액보장형 상품으로 중복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덕적해이도 우려되는 점입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고객의 타사 가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업계 누적 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의 경우 삼성화재나 현대해상에 비해 간호·간병 담보 경쟁에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에 감당이 가능한 수준에서 판매를 더 유지하다가 향후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20일 KB손해보험이 보험대리점 설계사에게 보낸 자료. (자료=KB손해보험)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