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오늘부터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의사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각 사 주가가 주식매수 가격을 밑돌아 합병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지만, 아직 실적과 미국 직판 경쟁력 등 주요 변수를 간과할 수 없어 향후 성과에 따라 향방이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 22일 종가는 각각 13만9300원, 6만6500원으로 양사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15만813원, 6만7251원을 하회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합병을 발표한 지난달 17일 이후 셀트리온의 주가는 한 번도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넘지 못했는데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뒤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회사 측에 매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양사 소액주주 비중은 모두 절반이 넘습니다. 소액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하면 회사는 매수 대금을 써야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율은 66.43%,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8.6%로 높습니다. 이들이 행사하는 주식매수청구 규모에 따라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에 대한 주식매수가액의 총합계액이 1조원을 초과할 때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고 증권신고서에 밝혔습니다.
셀트리온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최근 단기신용등급을 받으며 조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셀트리온 기업어음(CP)에 대해 A1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합병의 주식매수청구권 대응과 향후 미래성장 발판 마련의 일환으로 단기 및 장기 자금조달을 검토하고 있으며, 신용평가는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 자금 조달 여력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주가 흐름에 따라 합병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3분기 주요 성과 등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큰 기관이 움직일 확률은 적지만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 소액주주의 움직임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3분기 실적, 미국 직접 판매 성과 등 시장 반응이 주가가 반영될 것이고 이에 따라 합병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행사가격이 주가와 많이 벌어진 경우가 아니라 예측이 어렵지만 변수가 없는 한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차이가 크지 않았던 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 사례처럼 무난하게 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합병 기업의 기대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충분히 반대매수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셀트리온)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