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코너링 악동' 아이오닉5 N

고속에서 제동 없이 부드럽게 코너 통과
서킷 초보도 쉽게 드리프트 가능
내연기관 변속감·엔진 배기음 완벽 구현
일반도로서 가상음 피로도 있어

입력 : 2023-09-25 오후 2:07:37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아이오닉5 N 연구원은 자동차에 미친 사람들이다."
 
지난 20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진행된 아이오닉5 N 미디어 시승회에서 권봄이 인스트럭터(강사)는 "휠베이스 3m에 중량이 2톤이 넘는 4륜구동 차인데 코너링이 정말 기민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황준익 기자)
 
아이오닉5 N은 순간적인 가속 성능과 서킷 주행이 가능한 내구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킨 고성능 전기차인데요. 현대차의 첨단 기술력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한껏 끌어올린 모델입니다. 실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패러다임 속에 고성능 고객들에 어떤 연결고리 만들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는 연구원들의 말처럼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특화 사양이 대거 적용됐습니다.  
 
이날 시승은 서킷에서 이뤄졌는데요. 가장 먼저 자동차의 코너링 성능을 느낄 수 있는 '짐카나(러버콘 등으로 코스를 만들고 가속과 감속, 코너링 등의 드라이빙 기술을 구사하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 내부.(사진=황준익 기자)
 
스티어링 휠 아래 위치한 'N' 버튼을 누르면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트랙 주행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나옵니다. 이중 'N 페달'을 활성화했습니다. 회생제동이란 전기차만의 특성을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능인데요.
 
N 페달 사용시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빠르게 감속하면서 날카로운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3단계로 설정하고 시속 7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다 코너링 구간 진입 직전에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니 바깥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안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부드럽게 빠져나왔습니다. 2.2톤에 달하는 무거운 차가 맞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 코너링 모습.(사진=현대차)
 
이날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비가 쏟아졌는데, "오, 와우" 연신 감탄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안전하게 코너 구간을 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전·후륜의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할 수 있는 'N 토크 디스트리뷰션'을 활성화해 후륜 100%로 설정하니 회전시 뒷바퀴에 힘이 쏠려 확실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체감됐습니다. 반면 이 기능을 끄고 똑같은 속도로 코너링을 해 보니 차는 바깥쪽으로 미끄러졌습니다.
 
짐카나 구간에서 '유연함'을 경험했다면 직선주로에선 아이오닉5 N의 '힘'을 경험할 차례였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중앙디스플레이에 'N 런치컨트롤' 버튼을 누른 후 왼발로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고 오른발로는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준비가 끝납니다. 치타가 전력질주 전 몸을 웅크리듯 RPM이 치솟으며 굉음의 엔진소리가 차 속에 가득 찼습니다. 전기차임에도 현대차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기술을 통해 실감나는 엔진 사운드를 함께 제공합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 계기판.(사진=황준익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5 N 중앙 디스플레이.(사진=황준익 기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는 순식간에 튀어 나갔습니다. 몸은 시트 등받이에 강하게 밀착됐는데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최고 속도로 달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티어링 휠에는 NGB(N 그린 부스트) 버튼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부스트 기능으로, 최대 10초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 버튼을 누른 후 제로백은 3.4초에 불과했습니다. 최고 출력 650마력과 770Nm의 최대 토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 내부.(사진=황준익 기자)
 
아이오닉5 N은 드리프트도 쉽게 가능합니다. 바로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기능 때문인데요. 이를 활성화하면 후륜에 구동력을 우선적으로 배분하면서 오버스티어(차량 뒤쪽이 미끄러지는 현상)가 나도록 유도합니다. 실제 곡선 구간에서 급가속하며 핸들을 왼쪽으로 꺾자 차체가 순식간에 미끄러져 나갔습니다. 이 상태에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려 드리프트를 해야 하는데 익숙지 않다보니 초보자가 제대로 드리프트를 성공하긴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속과 핸들링만으로 차가 미끄러지며 드리프트가 가능한 점은 놀라웠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황준익 기자)
 
아이오닉5 N의 다양한 기술은 서킷 주행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비가 많이 내려 서킷 주행은 안전을 위해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것에 동승했는데요. 가장 흥미로운 건 전기차에서 느낄 수 없는 내연기관 차량 특유의 변속감과 주행 감성이 그대로 전해진 점입니다. 'N e-쉬프트' 기능을 통해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패들 쉬프트로 8단 변속을 구현합니다.
 
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인 만큼 가짜 변속이지만 단수를 변경할 때마다 몸이 앞뒤로 움직이며 변속 충격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서킷 주행에서의 가상 엔진음은 흥분을 배가시켜 줍니다.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이질감이 있냐는 질문에 "99%가 똑같다. 1%는 (전기차라는) 선입견이다"며 호평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황준익 기자)
 
일반도로도 달려봤습니다. N 모드를 끄고 달리니 '성난 호랑이'에서 '얌전한 고양이'로 변신했습니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을 잘 잡아줘 고성능 전기차임에도 정숙성이 뛰어났습니다.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 모드로 설정하니 가상의 엔진 사운드는 사라지고 출력을 떨어뜨려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서킷 주행에 최적화된 N 모드만큼은 아니지만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훌륭했습니다. 불규칙한 노면을 잡아주는 단단한 서스펜션은 덤입니다. 다만 일반도로에서 엔진 가상음(노멀·스포츠 모드시)이 계속 들리자 운전 피로도가 있어 끄고 주행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황준익 기자)
 
아이오닉5 N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51km로 배터리 용량은 84kWh에 달합니다. 기존 아이오닉5 배터리 용량(77.4kWh) 보다 많습니다. 차 크기도 전장은 4715mm, 전폭 1950mm로 더 길고 넓어졌고 전고는 1585mm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N 전용 리어 스포일러 등 고성능 특화 디자인을 갖췄고 실내에도 스티어링 휠,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 버킷 시트 등을 적용해 N만의 감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아이오닉 5 N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기준 7600만원입니다.
 
태안(충남)=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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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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