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전기차(EV) 충전사업 분야 인력 확대에 나섰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BS사업본부는 전기차 충전사업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 분야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담당 업무는 전기차 충전기 회로 설계·개발 및 기구 개발과 관제서비스(LG e-Centric)·애플리케이션 SW 및 윈도우용·안드로이드앱 개발 등입니다.
모집 기간은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며, 모집 대상은 각 분야별 3~4년 이상 경력자입니다. 단 전기차 충전기 회로 설계·개발 분야는 대리~과장 직급의 실무자를 찾고 있습니다. 근무지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SW)과 경기도 평택시(HW·SW)입니다. SW 직군은 인성 검사와 코딩 테스트를 거쳐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입니다.
이번 채용은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삼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자체 충전 관제 기술과 충전기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HW와 SW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공급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입니다. 기존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ZKW(램프)·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LG전자 전기차 충전기 4종.(왼쪽부터) EVD100DK, EVD200SK, EVS007SK, EVW007SK.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해부터 충전기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전기차 충전기 제품 포트폴리오와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한 R&D 등에 자원 투입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북미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생산지 구축과 선행 영업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6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버차저(옛 애플망고·지분 60%)를 인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완속~급속 충전기까지 가정·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전기차 충전기 원천 기술을 갖췄습니다. 이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스마트폰 생산 설비를 전기차 충전기 전용으로 변경, 올해 5월부터 충전기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기는 집·사무실·각종 상업시설에서 설치 가능한 7kW(완속, 벽걸이형·스탠드형)와 100kW(급속), 200kW(급속) 등 총 4종입니다. 이들 충전기는 기존 제품의 약점이었던 안정성(방수·방진)과 설치 공간의 효율화(얇은 두께), 사용의 편리성(LED 상태 표시), 관리의 효율성(커넥터 체결 감지)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LG전자는 넓은 주차 부지를 보유한 국내 한 대형마트를 상대로 자사 전기차 충전기 보급 계약도 추진 중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충전기) 공급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공급 모델·대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차 충전 시장은 친환경차 수요 확대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1860억달러(약 24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규제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가속화 등으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인프라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