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서울대입구역 맛집 좀 추천해 줄래? 사람은 적고 혼자서 조용히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네이버(
NAVER(035420))의 생성형 AI(인공지능) 검색서비스 '큐(Cue:)'에 이러한 질문을 남기자 10초 이내로 3곳의 음식점에 대한 정보가 나왔습니다. '큐'는 "위의 맛집들은 혼자서 조용히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손님들에게 좋은 후기를 받고 있습니다"라는 답변도 곁들였습니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하는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큐(Que:)'. (사진=네이버 큐 홍보영상 캡처)
'큐'는 지난 20일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생성형 AI를 접목한 검색서비스입니다. 복잡한 질의에도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디지털 생태계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사의 서비스와 연계해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네이버의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틀간 큐를 사용해 보니 한국어 해석을 강점으로 한 자세한 답변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쇼핑, 맛집, 날씨 등의 질문에 비교적 정확한 답변을 내놓고 네이버의 다른 서비스와 연계해 정보를 제공합니다. 일상과 관련한 질문에 대화형 검색이라는 형태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내놓는 답변의 정확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일회성 문답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추가로 탐색을 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해 보다 유연하게 검색 흐름을 이어가도록 구현됐습니다. 예컨대 '추석 연휴에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전 종류와 레시피 좀 알려줘'라는 질문에 여러 전 종류와 간략한 레시피 외에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올라온 정보도 함께 소개합니다.
더불어 실시간 검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이라도 시간이 지난 뒤 거듭 질문을 했을 때 좀 더 정확한 결과가 확인되면 다른 답변을 내놓는 등 검색 정보의 업데이트도 유연하게 이뤄져 있습니다.
'큐'는 특히 네이버가 개발한 거대 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버X'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기에 단순 쇼핑, 여행 등의 정보를 묻는 말 외에 결론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에도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도 검색 결과를 기반으로 한 입체적인 답변을 내놓는 등 기술의 고도화가 일정 부분 이뤄진 상태였습니다. 다소 교과서 같은 답을 내긴 합니다만 다방면의 지식을 끌어와 최대한 성의 있게 답변하려 하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네이버 큐가 정치·사회 현안 등 민감한 질문에도 답변을 내놓고 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큐 화면 캡처)
실제로 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영장실질 심사는 어떻게 될 것 같아?'라고 묻자 큐는 "현재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답변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최신 뉴스나 정부 발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답합니다. 이어 "현재로서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심사 과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입니다.
특히 같은 주제에 대한 추가 질문에도 예리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큐에 '일본이 방류한 핵 오염수는 안전해?'라고 묻자 우선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제반 설명과 함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검색 결과를 언급했는데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질문 (사진=큐 화면 캡처)
이에 재차 '일본이 방류한 핵 오염수가 안전하지 않다는 거지?'라고 물으니 "저의 인공지능 언어모델로서 정치적 견해나 주관적 의견을 가지지 않는다"라면서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안전성 입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고 답합니다.
또한 끊임 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건국일에 대해 언제인지를 묻자 "대한민국의 건국일과 관련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있다"라며 "제헌 헌법의 전문 구절을 바탕으로 3월 1일을 건국일로 보는 견해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의 출범을 승인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보는 견해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생성형 AI 기반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주어진 데이터 또는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은 큐에서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지난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물음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고 표기하는 등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또 웹툰 등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불법으로 알려진 일부 사이트를 소개해주는 등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웹툰 관련 질문에 사이트 소개해주는 큐 (사진=큐 화면 캡처)
또한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서비스들을 툴로 사용해 검색 서비스가 이뤄지는 만큼 광고성 정보 등이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즉, 네이버의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허위, 과장, 홍보성 정보가 올라오는 것에 대해 '큐'가 잘못된 정보라고 거르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큐는 네이버 통합검색 랭킹을 반영해서 검색 결과를 노출해주기 때문에 어뷰징성 글에 대한 노출 방지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라며 "다만 이 서비스가 초기다보니 서비스를 고도화 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보완 방안을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불법 사이트 노출과 관련해서는 "불법 여부에 대한 자의적 판단을 통해서 사이트 노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같은 외부 기관의 판단이나 신고, 유해 사이트 모니터링 등 기준에 의해서 처리가 된다"라고 전했습니다.
네이버 측은 '큐'의 서비스 기간 할루시네이션 해소 등 품질 개선과 기능 고도화를 거쳐 연내 통합검색에도 순차 접목할 계획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