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사업장도 기금·건설공제조합 보증의 자금조달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나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통상 아파트는 착공 이후 2~3년 뒤, 인허가 이후엔 3~5년 뒤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의 공급을 늘리는 주택 공급난을 해소는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파트의 대체재 수요가 낮고 서울 등 일부 도심지역 위주로만 효과가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6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보면 정부가 주거 사다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비아파트 주택공급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비아파트에 대한 건설자금을 기금에서 1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또 비아파트를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건설·활용하는 경우 기금지원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도심 내 공유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형기숙사를 임대주택 등록 대상에 포함시켜 세제·기금 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규제 개선은 상업·준주거지역 역세권 500m 내 건설되는 도시형생활주택에 공유 차량 활용 시 주차장 확보 기준을 세대당 0.6대에서 0.4대로 완화합니다.
청약 때에는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기준을 완화해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서민 주거 사다리를 확대합니다.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 기준가격은 수도권의 경우 공시가격 기준 1억3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입니다.
지방은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합니다. 청약 적용범위는 현재 민영주택 일반공급에서 민영·공공주택 일반·특별공급까지 확대합니다.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와 도심 소규모 정비사업 사업성 등도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시점에서 주택공급 확대는 공공, 민간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민간은 사업성이 관건인데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 정부 대책이 주택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주택공급은 알아서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시장이 꺾인 상황에서 오히려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를 실행하기가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비아파트에 대해 건설자금을 기금에서 1년간 한시 지원하는 것은 고무적이나 아파트의 대체재인 다세대·오피스텔 등은 최근 분양수요 급감이나 임대수익 대비 고분양가 문제, 전세사기 이슈로 거래량이나 수요가 낮은 상황"이라며 "지방보다는 서울 등 일부 도심지역 위주로만 정책효과가 발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대책은 공급자 측면에서 자금 조달 여부와 미분양 우려, 공사비 고민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대세 상승 국면인지 일시적, 지엽적 상승 국면일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아 수급 측면도 예민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신규 주택공급난 해소를 위해 단기 공급이 가능한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의 사업여건을 개선해 비아파트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신축 다세대 빌라.(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