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국내 대형마트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가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마트 3사 중 홈플러스에서 발생한 산재건수가 롯데마트보다 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노동자 1명당 소화할 업무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 받은 '대형 유통업체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마트 3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건수는 30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192건에서 2022년 539건으로 5년 사이에 산재건수가 3배가량 증가했습니다.
홈플러스 산재건수, 대형마트 중 1위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상반기까지 대형마트 3사에서 발생한 산재건수는 홈플러스가 153건으로 롯데마트(46건)의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마트 3사 모두 산재 유형 중 '넘어짐'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총 153건의 산재건수 중 '넘어짐'으로 인한 산재가 44건이었고, '업무상질병'이 3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마트는 102건이 발생해 두번째로 산재건수가 많았습니다. '넘어짐'이 27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총 46건이 발생했고, '넘어짐'이 1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대형마트 3사에서 발생한 산재건수가 300건이 넘었고,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 한해 누적 산재건수가 6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측돼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산재건수의 총합도 홈플러스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기간동안 홈플러스에서 발생한 산재는 총 1112건이었습니다. 이마트(970건)와 롯데마트(455건)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사망사고가 1년에 1건도 발생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롯데마트에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사망사고 1건씩 발생했고, 홈플러스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건씩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 사고가 일어난 장소는 대부분 마트 물류 창고였습니다.
대형마트는 건설현장이나 공장처럼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산업현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자주 일어나지 않다보니 노동자 안전의 '사각지대'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카트 정리를 하던 20대 노동자는 카트정리를 하다가 폭염 속에 과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지만 아직까지 대형마트에 중처법이 적용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에서 매년 산재건수가 늘고 있는 것은 산업안전이 위험하다는 방증"이라며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현업 부서 인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안전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인원을 늘리다보니 실제 현장의 산업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